본문 바로가기

3. 고아나이야기

마지막 휴양지 어느 나른한 잿빛 오후 내가 지루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을 때. 내 상상력은 무시당하는 게 분했던지 휴가를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시인 워즈워스가 말한 '마음의 눈'을 잃어버린 것이다. 아니면 그냥 이 세상 어딘가에 놔두고 온 것이다. 나는 화가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앞으로 어떻게 일하고 그림을 그리고 살아갈까? 나는 추억의 조각들에 매달려 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충분치 않았다. 친구여. 추억이란 낡은 모자일 뿐이다. 그러나 상상력은 새 신발이지. 새 신발을 잃어버렸다면 가서 찾아보는 수밖에 달리 무슨 수가 있을까? 내 운명에 새로운 싹이 튼 날이었다. ... 어딘지아무도 몰라 마을에 이르렀을 때, 자동차는 갑자기 좁은 길로 접어들었다. ..... 마친내 자동차는 정말로 특이하게 생긴 바닷.. 더보기
모래요정 고아나 예술가들을 존경한다. 재미 없는 말이지만 멋지다. 자신에게 솔직할 줄 아니까. '그럴 듯' 해보이는 인생엔 관심이 없다. 새로운 '그러함'을 만드는 이들이다. 자기 내면에 솔직하고 충실하다. 끊임 없이 이성과 본능, 정상과 광기를 넘나들며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에 '발견한 자신 founded identity'를 마음껏 말한다. 한 때 예술가가 되고 싶었으나 내 상투적임에 무릎 꿇었었다. 일찌감치 예술가가 되길 포기한 것은 잘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 내 몫은.. 그들을 부러워 하며 마음껏 박수쳐주는 거 아닐까. TV 속 멘트 한 마디, 카메라 앞 표정 하나 하나, 메이크업 되는 내 눈매 보정.... 얄궂은 이런 것들에 안달하는 나의 정신과 외형은 '그럴 듯 함'만을 향해 달린다. 본질 없는 실체를 만들어가.. 더보기
언제나처럼 2009.2.26. 작성. (딱 1년 뒤 지금 이 글을 보니, '언제나처럼'은 이내 가버렸네 그려-) 내 사랑하는 가족 아띠가 언제나처럼 궁뎅이를 내 살갗에 꼬옥 붙이고 누웠다. 오~래 살라며 쓰다듬어주는 내 손길에 금세 스르르 잠든다. 내 사랑하는 가족 엄마는 언제나처럼 살금살금 다가와 데이트 중인 우릴 툭 건드린다. 우리 셋은 월월 아웅다웅 깔깔 언제나처럼 시끄럽다. 내 사랑하는 가족 아빤 언제나처럼 저 밖 거실에서 시끄럽다며 호통이시다. 늘 같은 이 저녁 풍경이 문득 내겐 웃음이자 눈물이다. 이 사소함이 언제나처럼이 될 수 없는 때가 올 것임을. - 고작낙서 - 더보기
술속남녀 2008.7.27. 작성 술 먹은 고아나의 푸념 - 난 왜 한 곡에 목 쉴까. 왜 술 한 잔에 속 아플까. 왜 셔터만 누르면 심령사진될까. 왜 가방 속 차 키를 주차요원한테 찾아달랠까. 여잔 왜 어려야 하나. 왜 결혼으로 인생이 급회전될까. 왜 그 결혼에 목 맬까. 남잔 왜 키 크면 얼굴마저 잘난 줄 알고 자신감 충만일까. 왜 키 작으면 얼굴마저 못생긴 줄 알고 기죽을까. 왜 여우면서 늑댄 척 할까. 난 왜 여우가 되지 못할까. - 고작낙서 - 더보기
초속 5 cm : 하늘로 가는 발사... 우리는 그렇게 어디까지 가는 걸까.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발사..... 꿈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아니 차라리 달콤한- 다 괜찮다 따스히 웃어주는- 그 꿈만 꾸고픈 우리는, 오늘도 앞을 향해 달린다... ... 그치만 달리고 있는걸까?...힘차게? 단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일 뿐. ... 우리들은, 아마 마음은 1센티미터 정도밖에 가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서 닿지 않는 것에 손을 팔고 싶어서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가리키는지도... 대부분 강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어디서부터 찾아오는지도 알지 못하고 나는 단지 일을 계속하고 보니 날마다 탄력을 잃어가고 있는 마음이 오로지 괴로울 뿐이었다. 차라리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 꼬옥 안아주는 그 따스한 꿈.. 더보기
데생 아나운서... 세상의 구석구석을 좀더 아름답게 그려주는 사람... 넓은 세상 후루룩 보고 자랑하는 사람이 돼선 안 돼.. 늘 보면서도 다 못보는 거, 그것까지 보는 사람, 아름답게 보는 사람... 간다...그래서. - 고작낙서 - 더보기
느림의 전략 피에르 쌍소 '느림의 철학'을 아시느뇨. 느림도 여유도 때로는 전략이 된다. 못믿겠다면 실천해보라. 마음이 급할 때 한 번 미소를 지어보시길... 사람들은 하루에 5만 가지 이상의 생각을 하는데, 그 중 75%는 부정적으로 흐른다고 한다. 우리는 때론 승용차보다는 자전거나 11번 버스(두 다리)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 조금 템포를 늦추고, 머얼리 내다보고, 기일게 생각하는 거다. 공병호 씨도 그랬다. 천천히 걸으며 하게 되는 사색의 과정은, 분주하게 돌아가는 세계 속에서 무게 중심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고. 너무 뛰지 말자 우리. 나도 좀 쉴 테니 그대들도 좀 쉬길. (나만 쉬면, 불안하잖아~~~ ) - 고작낙서 - 더보기
검프의 일기 2008.9. 작성 매일 밤 늦게 퇴근한다..... 청경 님들 눈치보인다. 대체 뭘 하고 늦게 갈까... 궁금해 하시는 눈빛인 것만 같다. 쟤는 뭐 하니. 뭔가 열심히 하는 것 같긴 한데 드러나 보이는 성과물은 없더라? 컴퓨터 게임하나? 혹시 컴퓨터 맞고? 늘 같은 자리 그대로인 모습인데 항상 바쁜 척 하고 있으니 바보 같아 보일 법도 하다. 그치만, 똑같이 컴퓨터 앞에 앉았더라도 의자에 거의 눕다시피 기대어 카드놀이하며 보내는 것과 공부 자료를 찾거나 블로깅으로 나와 내 사람들을 챙기는 것, 똑같이 TV 앞에 앉았더라도 드라마 주인공이랑 내 집 마누라 비교하며 인생 한탄하는 것과 모니터하고 벤치마킹하며 공부하는 맘으로 각종 채널 섭렵하는 것, 똑같이 사람들과 수다를 떨어도 가십거리들, 내막을 알지도 못.. 더보기
미안하다 독도야 미안하다 독도야 감독 최현묵 (2008 / 한국) 출연 김장훈 상세보기 2009.1. 작성. KTX 기차에서. '느낌'은 있었다. 우리 한국인만이 가진 열정적 표현이 감동으로 묻어났다. 그러나 이 영화 안에서도 드러나지만, 일본인에 비해 우리는 너무 감정에 호소하고 있다. 이 영화 자체도 그랬고. 일본인들은 서서히 사료를 만들고 연구하며 준비해 왔다. 감정적으로 '내꺼야' 하기보다, 조용히- 찬찬히 준비해온 거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직접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세계 속에서 대응하고 있다. 철저한 계획 아래 진행하고 있는 게다. 우리는 반 면, 어떤가. 즉흥적이고 일시적이다. 일본인들의 한 마디에 국내 및 일본에서 일장기 태우고 드러눕고 소리지르다 흐지부지된다. 단기 기억상실증인가. 한국 및 일본.. 더보기
자살사건에 대처하는 자세... (이전 블로그-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겨옴.) 아침마다 난 세상 사람들의 사망소식을 접해. 그리고 온 세상에 전해. 화사하게 화장하고 꼿꼿이 앉아 또박또박 말하지. 참으로 힘든 일이야... 근데, 아침마다 안타까운 사망 소식, 자살 소식이 어찌나 많은지 기자들도 그 중에서 좀더 슬프거나 자극적인 것들을 골라 한 두개만 방송으로 내보내는 거야. 내가 맡은 뉴스만 해도 1라디오 2라디오 TV뉴스...... 아침에 이렇게 세 개의 뉴스를 전하는데 자살 사건 소식이 뉴스별로 각각 다른 게 올라간단다. 얼마나 '다양'한지 알겠지. 우리나라 자살의 현황을 정확히 짚어줄까? 2006년 결과로는 부산에서만 하루 평균 2.5 명이 자살을 했다고 하고 2007년 조사 결과론,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33명이 자살했대. OEC..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