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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연이야기/리뷰

연극 오구




                                                                                  < 공연 홍보 영상 >


내용 ★★★☆
             (교육적 효과 큼. 참신! 하지만 스토리 전개에 극적 몰입도는 덜함)

음악,춤 ★★★★☆
             (부채춤, 창, 민요, 오구사설... 다른 연극과는 차원이 다른 신선&다채로움!)

무대, 소품 ★★★
             (어르신들이 신기해 하셨던 저승사자의 남근 의상, 전통 분위기 등~)

재미 ★★★★
             (보다가 자는 사람은 절대 없을걸?)

비용 ♪♪♪
             (적당한 수준. 단, 머리를 잘 쓰면 매우매우 싸게 살 수도 - 할인가능내역 확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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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저 오구굿이란?

굿이 무엇인지는 알 겠지들? 그 굿에는 여러 단계의 '제차'가 있는데 제차 중 하나가 '굿놀음'이다.
 

오구굿은 해원류 굿의 총칭으로, 죽은 자가 생전에 풀지 못한 원한이나 욕구를 풀어주고 모든 죄업을 씻어주며 천도(薦度)하기를 기원하는 의식이다.

오구굿은 지역마다 불리는 이름이 다른데 남부지방에서는 '오구굿', 중부에서는 진오구굿, 평안도에서는 다리굿, 함경도에서는 망묵굿, 전라도에서는 씻김굿이라 부른다.

그 외에 죽은 남녀의 영혼을 결혼시키는 것을 '혼사굿'이라 하고, 물에 빠져 죽은 영혼을 위하는 것은 '수망굿', 부산지방에만 있는 것인데 산 사람을 위한 오구굿을 '산오구굿'이라 부른다.

이 연극 <오구>에서는 '산오구굿'을 다룬다.


한국에서는 알다시피 무속신앙과 미신타파론 간의 논쟁이 치열하다. 역사적으로도 그래왔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무속신앙 파에서는 종교적인 도그마가 있음을 근거로 내세우고, 미신타파론은 그것을 교리라기보다 주문이요 주술이라 반박하고 있는 오늘이다.

무엇이 맞건 간에 이 논쟁은 분명한 한 가지 결과를 낳았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제의가 복잡하게 예능으로서 발달할 때 우리의 굿은 발전하는데 적지 않은 장애를 얻었다는 것.
오늘도 마찬가지다.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의 역사요, 전통문화임에는 분명한데 많은 이들이 이를 잊고 무속신앙은 미신이라 폄하만 하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 속에 굿을 현재에, 도시 속에, 예술로 다시 살아 숨쉬게 한 연극이 바로  <오구>다.




2. 줄거리

1장. 일상,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한때
맏아들(오달수)과 며느리, 손녀, 그리고 노모(강부자)의 일상
- 극의 시작 전부터 아들 며느리 등장해 한 마디 씩 애드리브를 날리며 친근감을 주고 자연스러운 극의 시작으로 이어간다.
- 손녀의 고무줄넘기 장면이 재미.

2장. 노모의 꿈 속 풍경
낮잠 든 노모는 꿈 속에서 죽음 남편과 저승사자를 만나고 혼비백산해 깨어난다.

3장. 어머니와 아들 (만담)
노모는 저승갈 준비 즉, 산오구굿을 하겠다며 아들과 실랑이를 벌인다. 옥신각신하다 결국 굿판을 벌이기로 한다.

4장. 나 갈란다 (굿판)
무당 석출(하용부)이 무녀들을 데려와 시대에 맞는 흥겨운 굿판을 열고, 동네사람까지 모두 모여 이에 가담한다. 도중에 노모는 "나 갈란다" 한 마디를 남기고 진짜로 가버리신다.

5장. 염 (죽음에 대한 거리두기)
죽음을 물화시키는 과정.
염습전통과 초상집 꾸미기를 무대화 했다. 일반적으로 무섭고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습속이 무대 위에 펼쳐지면 바라보는 관객에게는 무서운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편안히 다가온다.

6장. 초상집 (일상의 연극)
곡하는 장면, 조문 장면, 화투판, 유산상속 다툼 등등 초상집 풍경의 재구성.

7장. 저승사자 (환상의 연극)
저승의 막연한 이미지를 일상화법으로 끌어내렸다. 저승사자들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초상집에 당도한다. 산자들과 대화하고 노모를 일으켜 시시비비도 가려준다.

8장. 산 자를 위하여
초상집 속 산 자들의 모습.
개판 되는 화투판, 과수댁과 저승사자의 정사, 손녀딸과 저승사자의 문답.....

=> 어찌보면 독립적인 이 장면 장면들을 석출이 창과 사설로 이끌어나간다.




3. 캐스팅





강부자 / 탤런트,영화배우
출생 1941년 0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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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 / 영화배우
출생 1968년 06월 61일
신체 키176cm, 체중6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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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정 / 연극영화 종사자
출생 1968년 10월 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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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밀양 연극촌 촌장.
 무형문화제 제 68호.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
 연극 <어머니>로 백상예술상 인기상.
 
 이번 밀양여름연극축제에 갔을 때 <춤판>이라는 공연에서 인상 깊었던 후덕한 아우라를 풍기는 춤꾼.



이번 공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무녀2' 이자, 예전 부산 가마골 소극장에서 본 <피의 결혼>의 깊은 인상이 남아 있는 배우.
동아연극상 연기상, 대한민국연극제 여자 연기상 등.





4. 작연출은 누구?

  - 이윤택 -
이윤택 / 영화감독
출생 1952년 07월 70일
신체 키170cm, 체중6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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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극제 연출상 4회. 동아연극상 연출상 3회, 희곡상 2회 수상
  * 한국뮤지컬대상 작품상, 연출상,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수상
 
 연극  <어머니><문제적 인간, 연산><바보각시><햄릿><파우스트><리어왕> 등 다수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태풍><제4의 제국> 등 다수

 

  시인이자 극작가, 연출가,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부산 출신의 '문제작 다수 보유' 문화게릴라.
  1986년 연희단 거리패를 창단하고, 부산의 그 유명한(부산인들의 자랑) 가마골소극장을 거점으로 연극활동을 시작하여 극작, 연출, 연기훈련, 무대술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작업을 통해 1990년대 한국 실험연극의 기수로 등장했다. 또한 평론, 시나리오, 드라마, 영화감독, 무용 및 대형 이벤트 연출까지 겸하는 전방위 예술가이다. 1994년 우리극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기훈련, 한국 전통연희의 현대화, 해외극의 한국적 수용 등의 체계를 잡아나가고 있다. 1999년부터는 밀양연극촌을 건설하고 50여 명의 단원들과 함께 살며 연극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내년 쯤엔 대학극 공모를 통해 <오구 방언연극제>를 계획 중이라고 한다.
 

5. 소감 & 극에 대하여...

6년 만의 서울 공연이라 반갑다.
<오구>는 지난 22년 간 1,200여 회 장기 공연, 평균 객석 정유율 97%라는 대기록을 자랑한다. 이러한 지속적인 사랑이 가능했던 것은 세대를 한정 짓지 않는 편안함, 전통소재로 민족의 정서와 해학을 담은 희소가치가 매우 큰 현대극이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1) 극의 설명

   이 작품은 화제였던 동시에 논란의 중심에 있어온 문제작이다. 극 형식의 부재 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90년대 이후 한국연극에 중요한 한 획을 그은 작품임에는 틀림 없다.
  
  죽음의 굿을 다루지만 삶의 소중함을 얘기한다. 일상의 해학을 보여주면서.
  우리 조상 민중들에게는 죽음과 삶, 이승과 저승이 서양문화에서처럼 대립항이 아니었다. 이를 잘 반영하는 응집체가 굿이나 죽음과 관련된 의식이다. <오구> 역시 내세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현세구복적 태도를 보이며 죽음과 삶을 경계 짓지 않고 서로 뒤섞어 죽음을 한 판 놀이로 풀어내고 있다.

 예를 들어, 2막의 시신 수의 입히기, 시신묶기, 입관 등의 장면은 복잡한 관례를 단순화 희화화 하면서 관객들을 편안하게 해주었고,  3막의 초상집 장면에는 저승사자들의 성욕, 먹고 마시고 노는 장면이나 유산상속다툼 장면 등의 탐욕을 통해 죽음과 병존하는 인간의 욕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셨는가들? 저승사자의 거대한 남근을. 저승사자들마저 인간과 정사를 하고 돈욕심을 부리는 친근한(?) 모습이다. 둘째 아들과 맏아들의 며느리가 쿵짝이 맞아 속닥거리는 모습은 언젠가 아리랑에서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형수는 좋겠소~ 무엇이 좋나. 형의 코가 크니 좋겠소. 코만 크면 무얼 하나. 아우님 것만 못하오...' 이런 노랫말을 들어본 것이 떠오르면서 은근한 웃음을 준다.


단, 연극의 형식인 기승전결의 흐름이 없다. 따라서 극에서 '갈등'을 찾아볼 수 없어 산만한 느낌을 지울 수 없고, 몰입도도 점차 떨어진다. 정말 많은 - 각각의 전통적 소재들과 일상의 모습들이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어 전체적으로 극의 길이가 긴 느낌이 들었고 연출가의 욕심이 과한 느낌도 있다. 제목처럼 오구굿판 안으로 극의 내용을  응집시키면 어떨까 혼자 생각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한 편으로, 작연출의 생각이 이 때문에 더욱 극명히 드러난다. 한 판의 놀이와 삶의 난장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죽음에 대한 접근방식과 철저한 전통 살리기에 대한 고집 등이 그것이다. 또한 극의 '갈등'을 대신할 요소를 일면 찾아내고 있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해오고 있음을 잊지는 말자. 연출가의 상상력을 대신 더욱 더 확대시켜나가면서 대사나 움직임에 양식화를 더하고 코믹한 요소를 늘리며 볼거리를 충만케 하려 하고 있다.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똑똑하신 전문가님들이 너무 닥달하고 맵게 말하지만은 않았음 한다. 오히려 잘한다 칭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조언을 기분좋게 조언해주는 방식이면 좋겠다. <오구>는 남들이 간과해서, 혹은 귀찮아서 놓고 있어 사라져가던 우리 전통을 살려내고 있으며, 우리의 뿌리는 없이 그저 서구식 연극 혹은 일본 신파극의 영향을 받아 시작된 한국 현대극에 새생명을 불어넣고자 노력하고 있으니까.



2) 기억나는 재미

  - 시작도 자연스레~
    : 관객들이 아직 입장하고 있을 무렵부터 맏아들인 오달수가 부인, 딸을 데리고 나와서 애드리브도 날려주고 신문을 읽기 시작한다. 잔잔하게 웃음을 주며 서서히 무대로 관객들을 집중시킨다.

  - 무당들 돈 걷음
    : 오호~ 이거 알고 가면 좋다. 굿판 도중 배우들이 관객석을 2층까지 빠짐 없이 돌며 돈을 걷는다. 굿판을 본 적이 없는데 실제로도 그러는지? 아무튼 안 내도 상관 없지만 적은 돈이라도 내게 되며 극의 재미요소가 된다.

  - 무대 뒤에서 등장
    : 무당 석출이는 굿을 시작할 때 객석 뒤에서 나온다. 그 외에도 객석 통로는 여러차례 활용된다.

  - 극 끝나고 밖에서 노래부르며 배웅
    : 극이 끝날 때 마지막으로 유행가 '잘가세요'를 부르며 밖으로 나가 관객들을 배우 모두가 배웅한다. 당연히 사진도 함께 찍기도 하고 악수도 한다.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고 함께 박수치며 즐겁게 빠져나간다.

  - 관객들 반응
    : 어르신들 호응 대박이더라. 젊은 사람들에겐 그냥 싱겁다 싶은 대사와 장난에도 까르르 넘어가시며 좋아하는데 끊임 없이 웃으시는 어르신들의 웃음 자체도 극의 한 장면이 되어 훈훈함을 준다. 극이 끝나고 배우들이 배웅해줄 때는 어르신들 너도나도 가까이 다가가 배우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즐거워 하셨다. 아이돌 가수들이 옆에 지나갈 때는 '뭐꼬?' 하며 손부채질 하시는 그 어르신들이 말이다.



3) 아쉬움을 꼽자면?

   - 굿판 도중 돈을 막~~ 걷어가더니 바로 다음 장면이더군. 진짜 굿에서야 알려줄 필요 없겠지만 공연을 본 관객들을 상대로 강압(?)을 실어 돈을 걷었다면 회식비로 쓰는지 불우이웃을 돕는지 공연기금으로 쓰는지... 용처를 알려주셔야 옳지 않나? ^^; 좋은 데 쓰겠다고 하면 더욱 기쁜 마음으로 무당 치마폭에 헌금할 테고 말이다.

   - 보는 내내 서민들 삶의 모습을 담는 극의 내용, 관객들과 편안히 어우러지는 마당극 식 분위기... 이런 것과 호암아트홀이 언발란스함을 느꼈다. 럭셔리하고 세련된- 서구식 느낌의 극장이 톡 튀어나온 부담스런 느낌이랄까-. 난 맨 앞 측면에 앉아 있었는데 때로 목소리 작아서 안 들리기도 하던데. (가뜩이나 사투리라 알아듣기 뻑적한디~.)

  - 앞서도 언급했지만, 서양 극 형식에 전통소재와 전통극의 재미를 살리려 하다보니  기승전결 식 플롯과 그 웃음코드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어지러운 느낌도 있었음은 조금 아쉽다.



6. 공연관람 Tip

1) 좌석선택 시

   

   
  - 먼저, 왼쪽 구역과 가운데 구역 사이 통로로 배우들이 자주 드나들기 때문에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싶다면 재미있을 것임

  -  위 그림의 A, B열, 그러니까 맨앞 두줄의 양 쪽 측면은 비추. 맨 앞자리는 스피커에 가리고 둘째줄은 앞 사람 머리에 가린다. 측면이라 무대 가운데 뒤 쪽 저승사자 출연 장면 등은 안 보인다. 목도 좀 아프다.

  -  2층도 불리한 점이 있다. 1층 객석 뒤에서 등장하는 장면이 몇 개 있어 이럴 때 소외된다.

2) 삼재 액막이 굿 서비스
 
 - 올해 삼재(원숭이 띠, 용띠, 쥐띠)에 걸린 분들 꼭 보러가길. 굿판이 열렸을 때 석출이가 액막이 굿판을 잠시 열어준다. 이 사람들은 돈 걷을 때를 대비해 천원 정도 현금은 꼭 준비해 가서 무당에게 선사하길~~*

3) 아싸 공짜 음료

 - 난 모르고 그냥 갈 뻔 했다. 배우들의 배웅을 지나쳐 극장을 나오면 매표소에서 홍삼음료를 나누어준다. 꼭 챙겨 마시고 건강~하옵소서~.



7. 공연관람 정보

                                                                      < 출처 : 호암아트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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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고아나의 에필로그

얼마 전 본 <방문기 x>가 떠오른다. 현대극 중에서도 낯선 새로움으로 앞서가 신선한 충격이었던 이 작품 역시 '죽음'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형식이며 소재, 연출의 의도 등등은 차치하고 그 느낌만 볼 때 <방문기 X>는 극장을 나올 때 죽음에 대한 복잡한 생각의 길에 빠져들어야 했고, 어려웠다. 저승은 낯설고 무서운 곳이었고 알 수 없는 소통불능의 세계 같았다. 반 면, <오구>는 죽음이고 나발이고 놀자~~ 하며 관객들을 달래고 웃겨준다. 그것이 삶이고 또 죽음이라 말하는 것이 자연스레 가슴으로 다가온다.

두 작품 모두 올해 본 작품 중 손에 꼽는 좋은 작품이지만, 삶과 죽음을 선긋기 하지 않는 우리 선조들의 가치관이 나는 더 좋다. 현대인들은 삶 속에서도 각종 두려움에 벌벌 떨지만, 죽음에는 더욱 벌벌 떤다. 이런 걱정으로 가득찬 우리를 향해 혀를 차는 선조들이 '그냥 마~ 웃고 살면 되는기라~.' 하고 따끔히 일러주시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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