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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연이야기/리뷰

'공연중의 내 orgasm' - 정금형 x 이정우 x 잭슨홍 [기술적 문제 ]

정금형 x 이정우 x 잭슨홍 [기술적 문제(Technical Problem)]
 


나 왔소 말도 없이 나타난 말꼬랑지 머리 여성.

공연 시작 전부터 무대에 좌악 널려 있던 요상한 장비들 - 주로 다양한 사다리들 - 중 하나의 곁으로 간다.

고무 마스크가 씌워진 수레를 지겨우리만치 천천히 끌어 갔다 끌리듯 돌아간다.

처음 보는 구조의 노옾은 사다리 밑으로 가 눕더니 심-하게 사랑을 나눈다.

옆으로 옮겨 다른 사다리에게 애욕을 표한다.

차가운 스뎅 느낌의 조형물들과 뜨거워지는 여성.
낯설다.

그녀는 진지하다.

옮겨 갈 때마다 마스크도 옮겨 그 사물에 입힌다.



솔직히 미쳤나 싶다.
여기저기서 참았던 웃음이 피식 푸시식 재채기처럼 터지기도 한다.

난 미치겠다.
아까 들이킨 아메리카노 Tall 한 바가지가 뱃속에서 꾸룩꾸룩 진동한다.
그녀의 조용한 몸놀림보다 더 크게 아르코 대극장의 정적을 메우고 있다.

나 땜에 웃는 누군가도 있는 것 같다.



어색해 하는 관객들의 노이즈와
개의치 않는 말꼬리 여성의 신중한 몸짓.


지칠 법 한 한 시간이 다 되어도 그녀의 몸 속 힘줄, 근육은 더 뜨거워질 뿐이다.
점점 그녀에게 빨려들어간다.


그래, 그렇게....
오, 오..... 바로 그거야.

나도 모르게 사다리가 되어 있다.
비닐봉다리로 채워진 마스크 인형이 되어 그녀를 보고 있다.


사람들은 차가운 공학 디자인과의 이질적 충돌에서
묘한 끓어오름을 느낀다...


말꼬리 여성 정금형의 힘이다.
잭슨홍의 낯선 세계로의 초대이다.



정금형

- 인물 기사
- 정금형의 공연 스타일 소개

잭슨홍
크랜브룩아카데미오브아트 입체디자인학 석사
경 력    2003~2004 뉴욕 ECCO Design 디자이너
1997~1999 삼성자동차 중앙연구소 디자인팀 디자이너
- 잭슨홍 작품전







 - 고아나 On Stag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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