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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연이야기/리뷰

부산연극제 비평서 - 3탄. 시의 지원 방안

방송 인터뷰, 다큐 및 시사 프로 자료, 직접 조사 등 경험에 의거함.
비평문 형식으로 한예종에서 ...


부산연극제 비평
:

부산연극제를 통한 부산연극의 진단과 발전 모색

1.       27회 부산연극제의 성과

2.   부산연극제의 한계

3.  대안 시의 지원 방안

4.       대안 자구 노력

5.       맺음



시의 연극 지원 방안

 

 부산연극제의 발전을 위한 바탕으로 먼저 변화를 요구하는 한 축은 부산시라고 생각한다. 각종 예술문화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내고, 활동할 수 있도록 각종 환경을 조성해줘야 할 중대한 일차적 역할이 시에 있으니 말이다. 시에서는 직접 주최하는 부산연극제에 왜 턱없이 부족한 예산만 마련하고 있는 것일까. 실제 매년 마련되는 문화 예산은 얼마이고 부산 연극을 위해 나서야 할 일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현재 지원 상황을 보면 열악한 부산 연극계의 재정적 원인은 쉽게 드러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내놓은 2007년도의 자료를 보면 부산시 문화예산 비중은 전체 예산에서 3.6%, 이 중 관광, 체육 따위를 뺀 순수 문화예산은 1.6%였다. 전국 광역시 중 꼴찌수준이다. 지역별 문예진흥기금 조성 현황을 봐도 그렇다. 2005년의 경우, 1위는 1천 175억 9천만 원을 조성한 경기였고 서울이 500억여 원, 인천 395억여 원, 제주가 102억 정도였다. 이에 반해 부산은 94억을 조성하는데 그쳤다. 4년여 간 해마다 이 같은 지역 차이는 달라지지 않고 있다. 처음의 그릇 자체가 다르니 분야별 지원도 타 지역과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단은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시 당국의 시각부터 달라져야 할 것 같다.

 

예산이 투자되는 집행 내역을 보면 더욱 갑갑하다. 매년 예산 중 1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오롯이 부산시가 운영하는 교향악단, 무용단, 극단 등 7개의 시립예술단에 투입하고 있는데[1] 돈 먹는 공룡일 뿐 타성 젖은 연주, 연기로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비판이 예술단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렇듯 예산의 고른 분배도 부산시의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경기도의 경우를 보면 과천문화재단의 발레단을 상주 계약단체로 바꾼 이후 단원들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한다. 스스로 관객 확보, 스폰서 확보, 문화예술교육 등을 위해 뛰게 됐다고 하니 말이다. 늘 같은 레퍼토리에 질 낮은 공연을 선사하는 우리 부산시 예술단에는 시 직영에 의한 몰아주기 식 투자보다 과천처럼 경쟁시스템을 도입함이 훨씬 효율적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부산 연극제 등 홀대 받는 다른 문화예술 행사에 좀더 고른 투자 분배가 가능해져, 부산 문화예술의 균형적인 발전도 도모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예산 집행 방식 또한 낙후돼 있다. 민간이 참여할 여지는 거의 없이 행정 독단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짐작하겠지만 공무원 사회의 특성상 인사철마다 담당자가 바뀌어, 예술행정에서 전문성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설립이 논의돼온 것이 부산문화재단. 민간분야의 전문성이 공공영역으로 이관되는 시점에서 좀더 독립적으로 문화예술사업을 진행토록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부산문화재단의 설립은 오랜 세월 말로만 나돌다 올 봄(3월 28일)에야 공식 출범했다. 지난 3월 12일 부산KBS의 쟁점토론에서 지적된 바에 따르면, 민간 주도 재단이라고는 하지만 올해 확보된 예산은 고작 40억여 원, 앞으로 2018년까지 500억 원의 출연기금 마련이 목표라고 했다. 타 지역과 비교할 때 결코 안정적 재정이 아니다. 재원조성이 탄탄하지 못하면 자율적, 독립적인 운영도 힘들어질 것이다. 부산시의 독단적 행정체계의 대안으로 예술계에 등장한 만큼, 부산문화재단이 탄탄한 재정과 시스템으로 보다 빨리 안정돼야 한다. 문화재단이 안정적으로 중장기적 각종 사업을 수행할 때 부산 연극제의 운영상의 독립과 질적 향상도 큰 기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부산시는 시의 입김이 많이 좌우된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지원하되 간섭은 않는 팔길이 원칙을 지켜줄 필요가 있겠다. 연극제의 정신과 전통을 존중하고 맡길 때 스스로 전문성을 확보해 나가고 노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부산연극제의 귀한 창작품들이 그저 지역 내에서 한 번 올려지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울 등 타 지역 곳곳에서도 공연될 수 있도록 넓은 곳으로 진출의 기회를 마련해줄 필요도 있다. 이 같은 지역 간 공연 교류 사업은 시 차원에서 가능한 일이며, 이는 각 지역 연극 문화에 활기 불어넣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 믿는다.

 



[1] 부산문화회관의 2007년 예산 161억 8천만 원 가운데 시립예술단 운영비는 3분의 2에 해당하는 105억원을 차지했다. (부산일보 2007.10.23. 부산에 문화재단 만들자)



                                                                      - 고아나 On St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