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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연이야기/리뷰

고아나, 공연잡지 모니터 요원 되다!


약 3년 간 정기구독하며 사랑해온 공연잡지 '씬클럽 플레이빌(http://blog.naver.com/splaybill )
'.

<김무열, 조정석과 함께 한 6월호>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어.

 제1기 씬마니악 sceneMANIAC을 모집한다더라고.

 잡지를 읽은 소감, 바라는 점 등을 써서 보내달라고 했어. 창간 6주년 기념으로 9월호에 특집성으로 마니악들의 글이 짤막하게 실리기도 한다며.
 
 공연을 사랑하고 잡지를 3년 동안 읽은 사람으로서 어찌 가만히 있었겠니.

열~심히 글을 썼지.

결과는?

선정됐지용~~~♬


9월호에 씬마니악 1기의 제언의 글들이 짤막하게 실렸어.


< 현대미술 작가 리사가 디자인한 9월호 표지>


아래는 내가 보낸 모니터 글 전문.



<철저한 ‘그저 관객’ – 서두>

 먼저, 방패부터 치고 가겠다. 필자는 관련 분야에 종사해본 적도 없고, 전문적으로 공부해본 적도 역시 없다. 대학 때 잠깐 연극 동아리에 몸담았던 거? 직업 상 문화예술인들과의 교류가 자주 있다는 거? 억지로 끄집어낸다 해도 요게 다다. 그러니 필자의 글에서 어떤 전문적인 식견이나 깊이, 형식적인 세련미, 뭐 기타 등등 이런 거창한 거는 발견 못할 지도 모른다. ( 방.패.! 오케이? ) 허나, 씬마니아는 맞거덩. 3년 간 정기구독 하면서 매 회 첫 장부터 끝 장까지 정독하는 것도 모자라, 줄치고 메모하고.. 사정없이 책을 주물러댄다. 너덜너덜할 때~까~지. 이거면 이 글, 그래도 쓸 자격 있지 않은가. 어른의 복잡한 머리보다 순수한 아이의 동심이 마케팅에서도 승자가 되듯, 전문가 님들의 깊고 넓으신 식견보다 그저 평범한 관객의 눈이 대중 잡지의 발전엔 좋은 안내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용기내서 쓰는 ‘그저 관객’의 글, 부디 읽어주기 바란다.





< 소중한 My Bill 씬플레이빌 – 빌의 매력>

2007년 초, 뮤지컬 렌트 공연장에서 무가지로 얻은 이 잡지는 필자에게 소중한 발견이었다. 공연전문잡지가 좋은 거 뭐 없나- 하던 참에 가볍지 않고 내용 충실한 잡지를 손에 넣게 됐으니 말이다. 이 책 한 권이면 요즘의 공연 일정도 꿸 수 있고, 교양 서적 읽는 느낌이 날만큼 수준 있는 표현력과 감성을 기자들의 글에서 빨아들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2009년 7월, 여전히 읽고 있는 ‘My bill’은(씬플레이빌의 내 약칭이다..;;) 3년도 세월이라고 많이 변했다. 좋아진 점도 있지만 아쉬운 점이 애독자로서 많이 발견된다.
 마침 씬마니아인지 뭔지 뽑는다며 먼저 모니터를 바라시니~, 필자 입장에선 옳거니다. 좀 세게 말해도 되겠지? 뭐 본디 뭣 모르는 자가 ‘무대뽀’인 법. ‘그저 관객’ 입장에서 본 아쉬운 것들, ‘아이의 동심’ 같은 순수한 눈으로 바라는 제언, 거침 없이 말씀 드리겠다.



<My Bill, 아쉽다, 변했다-! – 문제점>

다양해졌다. 발행인이 공연문화잡지로 거듭나고 싶다 했는데, 그 방향성은 그 모토를 듣지 않아도 알겠더라. 이것저것 장르가 많아진 건 지속적으로 읽어온 독자라면 다 알겠더만. But-, 다양해진 건 좋지만 산만한 느낌이 많아졌다. 욕심이 앞서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다.

 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순서대로 소개했던 초기가 떠오른다. 보기에 눈도 머리도 편했다.
 공연문화잡지란, 산만하게 이러저러한 장르를 슬쩍 건드리는 잡지는 아닐 거다. 사람들이
‘씬플레이빌’이란 이름의 잡지를 선택하는 건, 이 잡지에서만 볼 수 있는 정보와 교양 때문인데 말이다. 편집자의 욕심 버리고 관객인 독자가 뭘 궁금해 할까, 읽고 싶어 할까를 생각해보라.
잡지 구독의 첫번째 목적은 ‘시의성 있는 정보’. 이걸 놓치지 말았음 한다.
 
이걸 염두에 두고 이번 호 걸 후루룩 넘겨보니 웬걸. 플로리스트, 자동차전문기자 글을 씬플레이빌에서 보는 건 마치 여성 잡지에서 정치 논평 글들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샘솟은 내 ‘무대뽀’ 생각들, 아이의 옹알이로 읽힐지언정 inside와 outside로 나누어 나름 열-띰히 써볼까 한다.



< Inside of Bill  - 제언>

 1. 먼저 공연일정 소개의 깔끔한 정리.

 2007년 2월 호부터 이 잡지를 한 회도 거르지 않고 본 구독자로서, 창간 초기의 공연 소개 방식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그 때처럼 한 눈에 보이게 일목요연 깔끔하게 세부적인 정보를 주는 게 어떨까. 지금은 몇 작품에만 무게를 두고 디테일하게 소개한다. 많은 독자들은 이 달에 공연하는 작품을 두루두루 알고 싶다. 관객의 선택에 힌트를 주는 정보라는 포커스를 놓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작품을 깔끔하게 정리해 알려주면 좋겠다.

2. 좀더 포괄적으로 관객 참여 행사 소개

  대규모 페스티벌이나 행사 말고 아기자기한 행사들도 관객들은 궁금하다. 예를 들면, 서울연극센터에서 관객들을 위한 극장 투어 행사를 펼친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이 달에 이러이러한 문화강좌를 연다, 일반인도 참여 가능한 포럼/세미나가 어디어디서 열린다… 등 몰라서 못가는 행사도 공연 마니아 중에는 많다. 일일이 그 정보를 각 사이트에 들어가 찾아볼 시간이 없기에 구독자들은 이런 잡지를 통해 정보를 많이 얻고 싶은 건데. 그런 건 없더라.

3. 공연 공간을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는 어떨까.

  관객들, 의외로 극장에 대해 모른다. 몇 번 가봤어도 ‘내가 거기 가봤었나-‘ 하는 게 대부분의 관객들이다. 실질적인 정보 제공의 일환으로, 교통편이나 극장 구조상 좌석에 대한 tip, 근처 맛집/멋집 정보를 실어주면 유익할 것 같다. 데이트 코스 소개처럼 말이다.
또한 심층적으로, 해당 극장의 역사나 특색을 실어준다면 내가 볼 공연의 하드웨어인 극장도 ‘문화’로 인식하고 관심 갖는 좋은 계기가 될 듯~. 마치 잡지 속 사진과 글로 그 곳을 투어하듯이 연습실과 분장실도 엿보고 말이다. 그냥 찾았을 땐 놓치거나 못 보는 공간을 보여주면 관객은 나만 알게 된 지적 호기심 충족으로 흐뭇할 것이다. 매월 한 곳 씩 이렇게 투어시켜준다면 필자라면 차암~ 좋겠는데.


4. 공연 문화 하면, 역시 ‘음악’

최근 들어 PORTRAIT 카테고리에서 미술 작품들을 소개하는데, 뮤지컬 넘버나 오페라 아리아와 엮어 소개하면 어떨까.
공연문화잡지로 거듭나고 싶다는 발행인의 뜻에는 물론 동조하지만, ‘공연’과 마냥 동떨어지는 것보다 7월 호 INTERMISSION ‘담배’에서 그랬듯 극 중 대사나 노래와 연결하는 그림 소개라면, 관객은 플레이빌을 선택한 이유를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뮤지컬이 아닌 연극, 영화, CF, 심지어 전시회 장의 BG에서까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가고 있는 것이 ‘음악’, ‘노래’이다. ‘아~ 그 노래~’ 하며 반길 수 있는 코너가 보인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PORTRAIT과 연결지어도 좋겠다- 싶어서. 쩝.

5. 지역은 왜 만날 열외?

필자는 지금 직장에서 발령을 받아 지방에서 근무하고 있다. 햇수로 5년째 근무하며 느낀 점은 지역 문화예술의 소외다. 주말마다 서울로 가서 공연전시를 보다보니, 내가 사는 곳의 예술문화가 궁금해졌다. 직업 상 맡고 있는 일도 공연전시 쪽과도 관련이 있어 더 알아보니 지역도 발굴해낼 것들이 무궁무진하던걸? ‘에이- 지역은 수준차이가 난다고?’ ‘소개할 소스가 없다고?’ ‘누가 읽겠냐고?’. 그 편견이 지역 예술계를 말살시키고 있는 것이다. 서울 외에 타 지역을 문화의 불모지로 만드는 건 미디어와 언론도 한 몫 하고 있음은 부인치 못할걸. 숨은 진주 같은 작품이나 예술가, 공간들을 소개한다면 흙을 털어내고 반짝이는 진주가 되어 좀더 관객에게 다가올 수 있다. 충분히.
 부산에도 부산 내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뮤지컬음악 작곡가가 한 명 있다. 부산에는 피난 시절부터 이어오는 극장이 있다. 매력적인 소스는 넘쳐난다.
 한 페이지가 아깝다면 한 구석에라도 실어주시라. 해외 리포트 뭐 이런 것보다 실질적 효용은 더 있다. 분명 피드백은 나타날 것이다.

6. 전문가 칼럼 / 네컷만화 / 풍자 카툰….

전문적 공연 평이 기자 글 이외에는 없는 듯 하다. ‘전문가 칼럼’ 같은 거 말이다. 최근 호까지 이어져오던 ‘she said he said’의 이수진, 조용신 부부의 글은 좋았는데 말이다. 공연 잡지인데 전문가의 공연 평 하나 눈에 들어오는 게 없다면 그 자체로 잡지의 전문성은 떨어져 보인다. 그냥 칼럼이 식상하다면 카툰은 어떤가. 속 시원한 네컷 만화 평이나 위트있는 한토막 풍자글도 한 귀퉁이 차지한다면 훨씬 감각 있는 잡지로 기억될 듯.



<Outside of Bill – 제언>

1. 온오프라인 융합 서비스 구축

마케팅의 첫번째, 인터넷 홈페이지 활성화가 필요하다. 농사를 지어도 인터넷을 알아야 하는 세상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가장 빠르고 쉬운 마케팅 수단이 인터넷일 거다. 대다수 관객들은 인터넷으로 공연 팁을 얻는다. 재밌을까 없을까, 어떤 공연인가를 두고 일단 검색 창에 공연 명이나 배우 이름을 쳐본다. 이 때 씬플레이빌의 포스트라고 뜨는 글은 왜 아직 없을까.
필자의 경우, ‘더 뮤지컬’이란 잡지도 최근 구독하게 됐는데 역시 인터넷 덕분이었다. 이 잡지는 온라인에서도 풍부한 콘텐츠를 갖추고 공연 마니아들을 모으고 있다. 필자를 보라. 이 온라인 마케팅 덕에 오프라인 잡지도 알게 되어 구매에까지 이르게 된 거 아닌가. 이처럼 온오프라인 융합 서비스 마인드가 앞으로는 – 아니 이미 – 대세이다. 인터넷을 활성화 하여 씬플레이빌을 모르는 네티즌들을 불러모으고, 이벤트 수도 늘리자. 필자가 처음 이 잡지를 구독하게 된 것도 우연히 극장에서 무가지로 얻게 되어 읽어본 것이 계기였다. 일단 읽어보게 해야 한다. 이벤트를 통해 관심을 높이고 잡지 구독권 등의 선물도 팍팍 퍼주면, 이렇게 인터넷 바다에서 적극적으로 홍보에 투자한다면, 설마.. 효과가 없을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웬만한 공연 정보를 모두 볼 수 있도록 하고, 그 곳에서 상세정보를 봄과 함께 바로 예매 링크도(인터파크나 티켓링크 등으로 링크되게) 가능하게 하면 원스톱 서비스로 편의성 또한 증대될 텐데.

2. 회원’특전’이라기엔 부끄러운 초대권 티켓

3년 째 구독자로서 좀 아쉬운 면이 회원특전으로 부여되는 티켓이다. 자리도 늘 상석이었고, 선택권도 너무 적었다. 그나마의 옵션도, 자리가 없다 기간이 지났다는 등의 이유로 없어지고, 결국엔 두어 작품 중 택해야 하곤 했다. 잡은 물고기에게 더욱 신경을 써주시라. 회원을 위한 혜택이 있다 싶을 때 장기 구독 욕심도 생기고 그런 거 아니겠나. ;;

3. 리뷰어의 파워

뉴욕에선 리뷰어 글의 파워가 막강하다. 브로드웨이에서 강한 권한을 갖기도 한다. 리뷰를 넘어 광고에 이르고 있기 때문. 한 줄 평 말고, 이번에 선정할 씬마니아들을 선동해 좀더 알찬 리뷰 글을 싣는다면 ‘관객의 잡지’에 근접함과 동시에 공연의 광고 효과도 더 커질 것이다. 공연기획자가 욕심 내고 관객들이 꼭 참고하는 리뷰 란이 생겨나길.



<모든 이들의 ‘My Bill’이 되길 – 맺음>

 문화예술이 너무 좋아 대학원도 뜬금없이 이 쪽으로 맘 먹은 공연쟁이, 앞으로도 필자에게 Bill은 늘 내 어깨춤에 끼워져 있을 것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공연을 사랑할 고아나의 빛나는 모습을 지켜보길~!!


- 고아나 On St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