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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연이야기/공 공연(公演)한 뒷담

뮤지컬 흥행 법칙에 새로운 조짐


한국 뮤지컬에는 흥행 법칙이 있습니다.
매력적인 남자 배우들이 많이 나오고, 주인공은 주로 남자이며 여주는 남주의 서브 역할을 하게 됩니다.  
주요 관객층은 2,30대 여성입니다.

그런데 조금씩, 이 흥행법칙이 깨지고 있습니다. 


남톱이 아닌 여톱 뮤지컬도 나오고,
남자 관객이 늘어나고 있으며,
4,50대 중년층을 겨냥한 뮤지컬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여톱 뮤지컬?
  - 엘리자벳, 마리 앙뜨와네트, 레베카, 맘마미아, 마타하리, 위키드,  ....
  - (소극장) 스페셜딜리버리, 한밤의 세레나데, 날아라 박씨







* 남자관객이 늘어난다고?
 - 레미제라블, 빨래, 그날들...



* 4,50대 중년층을 겨냥한 뮤지컬이 생긴다고?
 - 쿠거, 레미제라블, 그날들, 유리동물원, 당신만이...  






최근에 관객 여초 현상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큰 발언을 하셔서 곤혹을 치른 공연관계자도 계셨는데요, 
관객들도 제작 관계자도 이 부분에 있어서 예민한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걱정의 자세한 내용과 접근방식은 다를 수 있더라도 
양측 다 공연을 사랑하고, 한국 공연시장을 걱정하는 것은 공통점입니다.

그 가운데 이러한 변화 조짐은 공연애호가의 한사람으로서도, 공연제작사의 입장에서도 반갑습니다. 


저도 어릴 때부터 연극과 뮤지컬을 사랑해온 애호가 여성관객으로서, 
한 뮤지컬 배우를 너무나도 좋아해본 경험이 있는 배우팬덤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공연제작에 관심을 갖고 하나씩 시도해 보고 있는 사람으로서...
양측의 생각이 모두 이해가 갑니다. 

의리 깊게  한국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으로서의 존재감을 인정 받지 못할 때 속상하고
공연관계 업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관객들이 더 다양하게 많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도 동시에 있습니다.  


어쨌든 한국의 뮤지컬 시장이 작은 말 하나에도 서로 예민해질 만큼 좁고,
그래서 더 재밌고 좋은 다양한 작품과 배우, 관객을 만나지 못하는 갈증도 생기는 것이 현실인 듯합니다. 

요즘은 그러한 이유로 저는 열혈 종교인과도 같아지고 있습니다.
뮤지컬이 얼마나 재밌는지, 세상에 빵과 밥만큼 필요한 것인지를 알리는 전도사 말입니다. 

나와 우리만 보면서 소통하고 만족하니까 내가 대화 나눌 수 있는 ‘우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 적더란 말입니다. 
그래서, 남자들에게도, 어르신들에게도, 어린이들에게도 그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뮤지컬을 추천해주고 같이 보러갑니다.   
티끌만큼의 변화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이렇게 관객 개발도 이루어지는 것 아닐까요. 

기존에 같이 보던 우리끼리만 보면서 우리가 좋아하는 작품과 배우들 위주로 공연판이 돌아갈 수록, 제작사는 거기에 맞는 작품들만 만들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작품도 사람도 다양성이 이루어지지 않겠죠. 
그럼 역으로, 갈수록 볼만한 뮤지컬이 점점 줄어들겠죠. 
그러면 티켓값은 비싸지고... 관객들은 그래서 또 더 줄어들고... 
이것이 악순환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이 ‘우리'라는 장벽에 크랙이 조금씩 생겨 가고 있어 반갑습니다. 
많은 공연 애호가들이 이 크랙을 계속 넓혀 준다면 새 역사가 만들어지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