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 공연이야기/상식

뮤지컬 종사자들-4

8. Fight Directors 무술감독


배우들은 무대에서 종종 격투 장면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 싸움은 학교에서 두 학생의 싸움일 수도 있고, 술집에서 두 남자의 싸움일 수도, 1500년대 스무 장정들의 싸움일 수도 있다. 그들은 주먹다짐으로 싸울 수도 있지만, 칼을 휘두를 수도 있고, 총을 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의 싸움이든, 어떤 무기를 사용하든 격투 장면은 '무술 감독 the fight director'이 전담한다. 여배우가 남자 배우에게로 미끄러지는 정도의 단순한 장면도 있다. 하지만 이런 장면에서도 여배우가 까딱 잘못 넘어지기라도 하면 남자배우는 다음 연기를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남은 공연시간 내내 코피를 흘려야 할 수도 있는 법.


무술감독은 모든 스윙과 스텝, 점프, 총알 없이 총 쏘기 등의 장면을 만들어낸다. 공연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무대 격투신, 총격신은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는 특별한 기술임을 누구나 다 알 것이다. 관객들에게는 위험해 보여야 한다. 하지만 배우들은 항상 완벽히 안전함을 느끼며 연기할 수 있어야 한다.


무술감독 Rick Sordelet.



무술감독은 또한 스토리텔링을 하는 사람이다. 전문 스턴트 코디네이터 Rick Sordelet의 말에 따르면, 인물들이 더이상 서로의 갈등을 말로 풀 수 없을 때 무대에 폭력 장면이 등장하게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아이다'의 경우, 생포된 친구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은 군인의 칼을 빼들고 그의 목에 대고 위협한다. 친구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면서. '미녀와 야수'의 악역 'Gaston 개스텅'은 최후의 싸움 신에서 야수를 죽이려고 칼로 찌른다. '라이언 킹'에서 사악한 삼촌 'Scar스카'는 우두머리 자리를 꿰차기 위해 심바를 공격한다. 물론 실패로 돌아가지만. 그리고 '타잔'에서의 악역 'Clayton클레이턴'은 타잔을 자신의 포로로 잉글랜드로 데려가려고 권총으로 쏘지만 타잔은 무대를 덤블링하며 클레이턴의 손에서 권총을 낚아챈다. 이것들이 모두 무술감독 Rick이 만든 장면이다. 이때, 배우들은 매 공연 완벽히 똑같이 연기하여 (마치 춤 장면처럼) 아무도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Rick은 배우들이 가공의 환경 속에서 진실되게 살아 있는 인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필수적인 내용을 가르친다. 싸움 장면은 완벽히 가공적일 테지만 관객들이 받아들일 때는 완벽히 진실될 것이다.


순서대로 뮤지컬 '아이다', '라이언킹', '타잔'의 stage combat 장면.



<Off the Record>


* 칼에 찔리는 장면을 연기해야 할 때, 배우들은 날이 안으로 푹 들어가는 플라스틱 칼을 사용한다. 손잡이 안에는 가짜 피가 담겨 있어서, 배우가 그것을 움켜쥐었을 때 피가 흘러나오게 된다.


* '타잔'의 경우, 매 공연날마다 'fight call 무술 신 점검' 시간이 있었다. 격투신에 참여하는 배우들이 무대에서 각 동작을 해봄으로써 다시 한 번 안전을 확실히 기하는 것이다.


* 무술감독은 싸우는 장면뿐 아니라 사이에 쉬는 장면도 디자인한다. 어떤 쇼의 경우, 두 인물의 싸움 장면이 너무 길어서 배우들이 숨 쉴 짬을 따로 만들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싸움장면 후 배우들은 대사를 연기하지 못할 것이었다. 따라서 무술감독은 인물들이 쉬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쉬는 짬을 만드는 도전을 해야 했다.







9. Publicist 홍보 담당자

어떤 공연이든 홍보가 필요하다. 보통은 아주 많이. publicity(홍보기사)는 공연에 대한 무료 광고이다. 프로듀서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공연에 대해 보고 읽는 모든 홍보물이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지면에 실리는 광고는 프로듀서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신문에서 공연에 대한 기사를 쓴다면, 그것은 무료 홍보물이 된다. 


홍보기사가 많을 수록 광고비용은 줄어든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능력있는 홍보담당자는 매우 필요하다. 홍보담당자는 공연에 대한 홍보 기회를 만들어내는 일을 맡는다. 또한 비평가들이 공연을 보러오도록 자리를 마련한다. 그래야 그들이 리뷰를 씀으로써 홍보기사도 늘어나게 될 테니 말이다.


때로는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한다. 배우들이 어떤 매장에 깜짝 등장하거나, 공원에서 콘서트를 여는 등의 이러한 이벤트는 대중의 관심을 모을 수 있고 행사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한 기자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홍보담당자들은 일종의 'publicity stunt 떠들썩한 광고(노이즈 마케팅과는 다름)'라 할 수 있는, 공연에서 우연히 발생한 일처럼 보이는 별난 일들을 소개하기도 한다. '메리 포핀즈' 공연이 런던에서 트라이아웃 공연 리허설 중이었을 때, 홍보 담당자는 근처에 있는 유모를 교육하는 한 아카데미가 학생들의 졸업식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메리 역의 배우를 그 졸업식에 참석시켰고 그것이 전국적으로 기사화 되면서 개막 직전, 공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다음에 당신이 곧 공연할 작품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되면, 그것이 우연히 일어난 일인지 홍보 담당자에 의해 기획된 일일지 살펴보시라.


물론, 사람들이 공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어 티켓을 사게끔 독려하는, 긍정적인 홍보기사가 가장 좋겠지만, 긍정적인 기사가 아니라면, 그 끔직한 기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얼마나 별로이기에!' 하는 궁금증을 낳게 해주기도 할 것이다. 부정적인 기사는 프로듀서 입장에서 즐거운 선택은 결코 아닐 터.


대부분 홍보기사는 공연이 개막되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다. 하지만 장기 공연물일 경우 공연에 대한 관심을 모아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 진다. 그만큼 홍보담당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다. 그 누구도 쉬운 일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홍보 담당자가 공연을 본 사람들이 좋은 말만 쓰도록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좋은 말을 쓰지 않은 기사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홍보 담당자가 지게 된다!



<Off the Record>


* 베테랑 홍보담당자 Chris Boneau의 이야기이다. 그가 대학 시절, '오디이푸스' 프로덕션에서 연기를 하고 있었을 때이다. 그는 객석으로 나왔다가 극장에 관객이 충분치 않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공연에 더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곧, 배우로서 연기에 대해 생각해야 할 시간에 홍보에 대해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이 형편없는 배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무대에서 내려와 홍보 비즈니스로 입문하게 된다.



* 과거 십대 스타이자 팝의 전설인  Donny Osmond가 'Beauty and the Beast미녀와 야수'에서 Gaston 역을 맡게 되었을 때 홍보담당자 Rick Miramontez는 뉴욕 내 매체들에서 수십 건의 인터뷰를 잡는다. 이 기사들은  Donny가 12년 이상 장기 공연 중인 이 작품에 캐스팅되었다는 단순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가 캐스팅되지 않았다면 그 수십 건의 기사들은 쓰여지지 못했을 것이다. Donny를 캐스팅하고 더 많은 홍보기사를 만들어낸 것은 좋은 아이디어였다.


* Ashley Brown이 '메리 포핀스' 공연에서 메리로 캐스팅이 결정되었을 때, 그녀는 '미녀와 야수'에서 Belle 로 공연을 하고 있던 무렵이었다. 홍보 담당자는 캐스팅 결과를 받았지만 공식 발표는 미루기로 했다. 다만, Ashley가 공연 중이던 '미녀와 야수'의 분장실로 찾아가 당사자인 그녀에게 기쁜 소식을 알렸다.  Ashley는 공식 발표 때까지 비밀을 지킬 터였지만, 그녀의 분장실로 '메리 포핀즈'의 담당자가 들어가고, 안에서 환호성을 지르는 소리를 그 공연장의 사람들은 모두 보고 들었다. 아니나 다를 까, 바로 그날 저녁, 이미 그녀의 캐스팅 소식은 브로드웨이 전역에 퍼졌다. 언론은 그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고 공식적으로 언론에 발표소식을 전하는 것보다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 전설적인 여배우 Eartha Kitt는 그녀의 브로드웨이 공연 건으로 라디오 출연이 잡혀 있었으나 일정에 맞추지 못하고 말았다. 홍보 담당자는 그녀의 목소리를 흉내내었고 Eartha 그녀 없이 전체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이것은 전수가 불가능한 독보적인 기술! 


      publicist Chris Boneau, Donny Osmond, Ashley Brown 





[1. 공연이야기/상식] - 뮤지컬 종사자들-1


[1. 공연이야기/상식] - 뮤지컬 종사자들-2


[1. 공연이야기/상식] - 뮤지컬 종사자들-3


[1. 공연이야기/상식] - 뮤지컬(show)의 종류 - 미국의 경우


[1. 공연이야기/상식] - 무대(극장)의 종류 (styles of theaters)


[1. 공연이야기/상식] - 거리에서 무대로 들어가기까지


[1. 공연이야기/상식] - 헷갈리는 객석 내부 용어들





- Made in Koana -


'1. 공연이야기 >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종사자들-6  (0) 2013.11.09
뮤지컬 종사자들-5  (0) 2013.07.29
뮤지컬 종사자들-3  (0) 2013.06.26
뮤지컬 종사자들-2  (0) 2013.06.26
뮤지컬 종사자들-1  (0) 2013.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