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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방송이야기/방송가 뒷담화

진정 부끄러워야 할 아나운서는? : 박은경 아나운서 노출 논란과 이탈리아 앵커의 사퇴 사이


이틀 내내 SBS 박은경 아나운서가 스포츠뉴스 방송에서 입은 의상의 노출 수위가 문제군.
갑자기 왜 가십거리가 됐을까. 이 분, 하루이틀 섹쉬하게 입으신 것도 아닌데.

                             < 논란이 되고 있는 의상. 2010.6.3. 스포츠투나잇  >

참조. : 핫팬츠 논란 박은경 아나운서 기사


네티즌들은 난리다.
'이쁘네 야하네- , 아나운서가 저러면 안된다- 스포츠'뉴스'에선 부적합하다-...'

글쎄. 모르겠다. 아니, 논란 자체가 정답이겠다.
아나운서의 정체성이, 아나운서들 스스로도 혼란스러울 만큼 과도기에 있는 요즘이니까.

다만, 네티즌은 선정적인 가십, 눈요깃거리에만 들끓지 않으며
         아나운서도 눈에 띄는 코디로 이미지 메이킹에만 전념하는 게 아니라면 좋겠다.


우리가 아나운서 허벅지를 놓고 갑론을박 하고 있을 때
유럽에선 이 앵커가 화제다.


이탈리아 여성앵커 “친정부 뉴스 더 못하겠다”
(원문 뉴스참조는 링크 클릭)

                                          < 티지1 뉴스 앵커 마리아 루이사 부시 >

- 고아나의 원문 요약 -

이탈리아 최고 여성 앵커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편향적인 뉴스에 반발해 해당 뉴스에서 하차했다. 이탈리아 국영 <라이1>(Rai1) 텔레비전의 메인저녁뉴스인 TG1 뉴스 앵커 마리아 루이사 부시는 지난 주말 보도국의 편향성을 비판하는 편지를 사내 게시판에 붙이고 뉴스를 떠났다.

이탈리아 7개 지상파 텔레비전 가운데 3개사를 소유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국영방송 <라이1>의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부시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지난해 임명을 밀어붙인 ‘티지1’ 뉴스의 에디터 아우구스토 민조리니와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민조리니는 지난해 임명 이후 친정부 성향 뉴스로 비난받아왔다. 지역 선거를 앞두고 ‘티지1’ 뉴스는 집권당에 유리한 보도를 해 벌금을 물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저택에서 열린 파티에 온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내용을 다루지 않아 비난을 받았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방탕한 생활을 다룬 토크쇼도 중단시키려 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민조리니는 부시의 편지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프로그램은 모두의 목소리를 담았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태는 이탈리아 텔레비전의 정치적으로 극단화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우리의 아나운서들도
얼짱이나 노출수위로 '디시갤'에서 뜨고, 연예 프로에서 인지도 높이려 애쓰는 발버둥 대신
내 입이 부끄럽지 않은 말을 하겠노라고, 회사를 향해 발버둥이든 한 목소리 진실된 힘이든 외칠 수 있는 언론인이 됐으면 좋겠다.
( KBS 스페셜 피디들처럼 )

아나운서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요즘,
치마길이나 진행분야 허용 범위를 놓고 센치 재기로 연예인과 구분하려들지는 말자.
옷이야 좀 캐주얼하게 섹시하게 입든 말든 뭔 상관인가.
스스로 자기 방송에서 떳떳할 수 있다면 그게 최상인 거지.



그런 면에서 나는 지금 자유롭다.
방송을 그만둔 지금 오히려 난 처음으로 언론인이 되어 있다.
방송국에선 멘트 하나하나 간섭까지 수긍하고 피디의 방향성에 복종해야 했지만
지금은 이 곳에서 자유로이 수 년 간 묵혀온 '내 말'을 할 수 있게 됐다.
처음으로 떳떳하다.

방송을 그만두고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다들 '결혼 때문이다, 여자들은 저래서 안된다, 후회할 거다, 여기 같은 안정적인 돈벌이 직장이 어딨다고.'
그랬다. 아니 지금도 듣는다.

난. 방송을 사랑한다. 내 남편만큼.
하지만 방송은 환경이 중요하다.

이것이 내가 지금 더 행복한 이유다.

언젠가는
울릉도에서든 인터넷 방송국에서든
떳떳한 방송인으로 다시 한 번 돌아가
내 시청자들에게 이쁨 한 번 받아보고 싶다.



 - 고아나 Off the Reco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