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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연이야기/리뷰

연극 보도지침 - 허구이지만 실제인 이야기

2016. 4.14. 공공연한 뒷담



연극 보도지침. 
동명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연극입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5공화국 시절
당시 한국일보 기자로 재직하던 김주언이
584개 항목의 보도지침 내용을 
월간 지에 넘겨주었고,
1986
9월 월간 지가, 
특집호 <보도지침-권력과 언론의 음모>를 발간합니다.
김주언 기자와
지 발행인
고 김태홍 의장 등은, 국가보안법 및 국가모독죄로 구속되어 언론통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른바 
‘보도지침 사건으로 불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죠.


연극의 언어와 법정의 언어를 오갑니다. 
극 시작부터 관객들에게, 오늘 당신들은 그저 관객만이 아님을 상기시켜줍니다. 
공연장은 
죄를 가르는 법정인 동시에 마음을 고백하는 극장인 동시에
 논쟁이 펼쳐지는 광장이 됩니다. 


"연극은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  라고 외치는 장면이 많은데요,
실제로 이 작품을 통해
연극이 사회를 반영하고, 사회를 자각하게 하는 거울의 역할이 됨을 깨닫게 됩니다. 


2015년 한국연극평론가협회에서 ‘올해의 연극 베스트3’로 꼽힌 연극 비포애프터 라는 작품도 연상되는
국가의 의인화 부분, 역할 명으로 ‘그분’의 출연 장면에서는,
국가라는 존재의 무기력함, 혹은 이율배반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품의 흡인력을 높여주는 장치가 세 가지>

먼저,
현재 법정 장면과 과거 학생시절 장면이 반복 교차된다는 점입니다. 재판장은 재판장인 동시에 갑자기 동아리방으로 바뀌었다가 잔디밭이 되고...  갑자기 휙 다시 재판장으로 돌아오는 방식입니다. 관객들을 쉴새없이 사각 프레임 안에서 깨어나게 합니다. 

둘째, 
관객들이 때로는 실제 재판을 보는 듯 연극적인 허구의 재판을 보는 듯 헷갈리게 구성한 점입니다. 재판을 연극처럼 해보자... 라는 설정으로 연극적으로 펼쳐내지만... 관객들은 어쩌면 실제 재판보다 이것이 더 현실감 있네...라고 느낄 지도 모르겠습니다.

셋째, 법정 안의 인물들이 모두,, 대학교 연극 동아리 시절, 동기이고 절친한 선후배 사이였다는 설정입니다. 재판장에 있는 전 인물, 판사를 포함한 전체 인물들이 지금은 각자 다른 입장을 갖고 모두 엇갈려 번뇌하지만, 한때 같은 공동체였다는 지점에서 우리는 과거와 현재의 괴리감을 느끼며 같이 번뇌하게 됩니다. 나 자신에 투영되어 괴롭기도 합니다.  



우리의 현대사, 망각하도록 강요받았고 그래서 아직도 반복되고 있는 오늘의 이야기.  
어떤 분노와, 어떤 체념과 어떤 강요가 여전히 혼재되어 우리를 번뇌하게 하는지 똑바로 보고 오십시오. 
그들의 솔직한 각각의  독백을 보고,
여러분도 이제는 여러분의 마음에 울리고 있는 독백을 찾아내시기 바랍니다.




 
 연극 보도지침, 팟캐스트 자리주삼에서 들어보기



1부 드라마 http://file.ssenhosting.com/data1/engweb/smu401.mp3
2부 작품에 대한 배우들과의 토크  http://file.ssenhosting.com/data1/engweb/smu402.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