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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아나이야기/高作 落書

SK SUNNY에 실렸어요.ㅋ

http://blog.besunny.com/?p=36636NY

이 링크에서 가져왔어요. 

이정윤 기자님 감사합니다.





People

스튜디오 뮤지컬의 고은령 PD를 만나다

 

 

 

뮤지컬 : 음악과 춤이 극의 플롯 전개에 긴밀하게 짜 맞추어진 연극

 

백과사전에도 뮤지컬은 음악과 춤이 필요하다고 적혀있는데, 눈 감고 듣는 뮤지컬인 ‘스튜디오 뮤지컬’이라는 팟캐스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팟캐스트 예술 분야의 순위도 계속 오르고 있고, 방송이 끝나면 연뮤덕(연극, 뮤지컬 매니아)들에게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당연히 춤도 없고 잘생긴 혹은 아름다운 여배우도 보이지 않는다. 대신 몇 평 남짓한 스튜디오 내에는 녹음 엔지니어와 PD, 그리고 마이크 4대가 놓여져 있다. 이곳에서 올 한해 6편의 뮤지컬이 관객을 만났다. 눈을 감고 온전히 소리에 집중했을 때, 더 큰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스튜디오 뮤지컬의 고은령 PD를 만나보았다.

 

 

 눈을 감아보세요. 더 큰 무대가 보일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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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뮤지컬의 고은령 PD

 

 

안녕하세요. 목소리로만 만나다가 실제로 만나뵙게 되서 더더욱 반갑습니다. 써니 블로그 독자분들을 위해 ‘스튜디오 뮤지컬’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스튜디오 뮤지컬은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공연 문화에 소외된 이들을 위한 공연을 만드는 곳이에요. 이름은 공연장이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만드는 뮤지컬이라는 데서 만들었어요. 직관적인 이름이죠. 무대가 아닌 방송을 플랫폼으로 설정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라디오 드라마 형식의 공연을 만들고 있어요.

 

주로 팟캐스트의 뮤지컬 드라마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시각장애인은 그분들이 많이 사용하시는 특정 채널을 통해 전해드리죠. 이외에도 청중과 함께 만나는 낭독 공연, 쇼케이스 공연, 갈라쇼 등도 진행하고 있어요.

 

 

스튜디오 뮤지컬, 즉 듣는 뮤지컬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대학시절부터 공연에 대해 관심이 많아 연극 동아리 활동을 했었어요. 그 후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하게 되었죠. 그렇게 방송과 공연의 접점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굉장히 다르면서도 같은 점이 많았어요. 방송국에서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공연 공부도 하고, 방송과 공연이 만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시작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더니 팟캐스트가 있었죠.

 

토크콘서트1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토크콘서트

 

그 후 활용 컨텐츠를 고민하다 저비용으로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공연이란게 관객입장에서는 티켓 비용이 비싸고, 제작자 입장에서는 제작비용이 많이 들어 티켓을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악순환의 고리가 해결되지 않는 구조에요.

 

그래서 방송국에서 같이 일을 했던 후배 수진이와 시작했어요. 우리는 대안 매체로 시작해보자고 생각했죠. 사실 전통적인 공연은 무대를 기반으로 하지만, 우리는 무대를 넘는 새로운 공연을 시도해보기로 했죠. 저희가 제작자의 고민과 관객의 고민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대안매체로 역할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올해 빈센트 반 고흐부터 6작품이 소개되었는데요. 한편의 스튜디어 뮤지컬은 어떤 과정을 통해 완성되나요?

 

스튜디오 뮤지컬은 작품을 선별하고 대본을 오디오에 맞게 구성한 후, 녹음을 진행하게 되요. 녹음은 연기, 뮤지컬 넘버 노래와 악기 소리 등을 아무래도 디테일하게 봐야해요. 분량에 맞게 편집도 하고 각종 공연정보나 관람팁을 녹음하고 나면 일단 1부의 뮤지컬은 완성되고요. 2부에서는 배우님들과의 토크, 3부에서는 별점토크라고 해서 리뷰토크를 녹음해요. 주로 하나의 작품을 가지고 한 달동안 다루게 되요.

 

2AM창민과 녹음작업

뮤지컬 카페인 녹음 작업

 

지난 3년 동안 대략 30-40작품을 녹음했어요. 올해는 작품 수로는 6-7개를 했어요. 작품을 선별하는 때는 우선 대중을 의식할 수 밖에 없어요. 사람들이 궁금해서 찾아보고 싶게끔 해야 하니까요. 대중들의 호응도가 있고, 인기 있는 작품을 할 수 밖에 없어요. 대중의 수요가 필요하잖아요.

 

두 번째는 라디오 매체에 적합한지가 중요해요. 비쥬얼이 너무 강한 작품, 춤이 중요한 작품은 저희가 하기에는 어려움이 커요. 만약 비쥬얼이 강한 뮤지컬을 하게 된다면 저희는 거기서 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약간의 각색의 과정을 거쳐 녹음을 하게 되요. 라디오니까 이야기가 흘러나는 과정에서 음악이 흘러나는 자연스러움이 중요하니까요.

 

 

뮤지컬은 시각과 청각을 극대화시킨 예술이라고들 흔히 표현하는데요. 스튜디오 뮤지컬에서는 관람객이 아닌 청중이라는 표현을 쓰시는 게 인상 깊었어요. 오디오 뮤지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 요소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청객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저희가 하는 일이 공연도, 그렇다고 방송이라고 하긴 애매했어요. 그래서 청취자와 관객 그 사이의 단어는 뭐가 있을까 고심하다 만든 단어에요. 방송의 청취자 겸 공연의 관객이라는 뜻이죠.

 

이렇게 청객을 모을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감았을 때 더 잘 보인다’는 표현에서 찾을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시각보다는 청각을 활용할 때 휴식하기에 좋고, 더 편안한 감상이 가능하다고 해요. 또 아무래도 공연은 영화보다는 마음먹지 않는 한 잘 안 보게 되잖아요. 그런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게 느껴지는 편인데, 팟캐스트는 언제든지 내 손안에서 플레이 될 수 있는 무대이니까 접근하기 훨씬 편해요.

 

시각장애인 위한 자선콘서트_자리주show

시각장애인 자선콘서트 ‘자리주SHOW’

 

청각만 있으니까 다른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고, 무대를 상상할 수 있는 것 역시 오디오 뮤지컬만의 매력이죠. 드라마에 집중하게 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녹음 전엔 오히려 기존 대본을 받아서 드라마를 보완하는 경우가 많아요. 설명이 부족한 경우에 음향이나 해설로 보완, 심지어 대사를 바꾸는 접근도 많이 하게 되요. 각색할 때 사전에 검토 작업 등을 통해 원작 뮤지컬 작가님과 협의하죠.

 

 

클릭한 번에 뮤지컬에 나에게로 왔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해오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뿌듯했던 작품을 뽑으라면? 어떤 작품에 애착이 가세요?

 

작년에 문예진흥기금으로 진행한 ‘창작프로젝트’ 속 다섯 작품들이 제일 애착이 가요. 맨 처음에 이 일을 시작할 때 목표를 1차적으로 달성한 것이라서 기뻤어요. 대본도 다 써 놨지만 오갈 데 없는 창작자들의 내 자식같은 작품들이 있잖아요. 그 중 5작품을 선정해서 쇼케이스 형식으로 진행도 하고, 관객 모임도 했었어요.

 

많은 관객들이 의외의 작품을 내가 먼저 만났다고 좋아하시는 관객분들이 많았어요. 유명한 작품을 저 아니더라도 누구나 소개할 수 있지만, 그런것도 좋지만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했을 때 뿌듯함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 발굴해냈다는 즐거움이란 정말 짜릿했어요.

 

이동우씨와 함께 한 녹음

배우 ‘이동우’씨와의 녹음

 

또 다른 의미에서 뿌듯했던 작품이 있어요. 뮤지컬 ‘빨래’에서요. 공연을 하다보면 공연에서 배우나 작품에서 감동받는 것보다 관객이 많은 감동을 주세요. 이번 뮤지컬 빨래에서도 감동받으신 관객의 모습 그 자체에서 저희가 많은 감동을 받았어요. 되게 좋아하시더라고요.

 

후기를 돌아가면서 말하는데 뮤지컬 빨래가 서울살이에 관한 이야기라, 본인이야기도 꺼내고 그런 이야기에 눈물 흘리고, 좋아하고, 박수도 치면서 그리고 배우 손잡고 너무 좋아하시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좋은 시간이 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실로암복지관과 협약

실로암복지관과의 협약

 

연말이 다가오는데요. 스튜디오 뮤지컬이 2015년에는 꼭 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나요?

 

단기적으로는 지난번 뮤지컬 ‘빨래’처럼 시각장애인분들의 낭독 공연을 개최하려고 해요. 1월에 뮤직드라마 ‘당신만이’ 공연을 시작으로 시각장애인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해보려고요. ‘당신만이’ 공연은 시각장애인 분들께서 직접 배우로 참여하셔서 연기와 낭독을 하시는 극이에요.

 

예전에도 뮤지컬 ‘빨래’를 낭독 공연의 형식으로 시각 장애인분들을 모시고 극을 올린 적이 있어요. 그 때도 느꼈지만 시각장애인분들과 함께 일할 때 저희가 항상 반성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은 우리가 뭐라고 마치 불우이웃 돕듯이 접근하면 안 된다는 거였어요. 그들도 즐길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 드리는 역할을 저희가 내년에 하고 싶어요.

 

시각장애인을 위한 공연1

뮤지컬 빨래 오프라인 공연

 

또 다른 계획은 조금 더 재밌는 프로그램과 공연을 열어서 관객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관객참여 비율을 높이고 싶어요. 작년에는 따로 찾아뵙지는 못하는 분들을 위해 6회 정도의 공연을 진행했어요. 내년에는 그 횟수를 늘려서 오프라인이든 방송이든 직접 청취자 분들께서 오셔서 저희와 거리를 가깝게 할 수 있는 많은 프로그램을 보고싶어요. 관객분들이 직접 연기를 하실 수도 있게요.

 

 

마지막으로 SUNNY 블로그 독자분들을 위해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오히려 써니에 계신 분들이 저보다 더 많은 일을 해보셨을 것 같아요. 제가 감히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말하는 건 큰 의미는 없어요. 어떻게 보면 저희와 공통 관심사와 공통된 접점이 있는 분들이잖아요. 저희 일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함께 하실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으니 함께 하고 싶어요. 관심있으시면 주저말고 연락주세요.

 

그리고 뭔가 말을 해드리기 보다는 우리 함께 잘 해봐요, 우리 서로 알게 되었으니 서로 도울 수 있는 일은 도와보자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저희 이제 아직 시작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 기업인만큼 저희가 하는 활동에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 부탁드린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어요.

 

 

 

아나운서에서 공연 전공하는 학생, 그리고 지금 스튜디오 뮤지컬의 PD까지. 다양한 길을 걸어왔지만 항상 뮤지컬만은 잊지 않고 살았다고 했다. 그런만큼 힘든 건 당연하지만 불안하기보다는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즐거움은 막연히 미래에 대해 불안을 갖고 있는 나에게 ‘초심’을 돌아볼 시간을 가져다줬다. ‘내가 원래 뭘 하고 싶었지’라는 질문말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컬을 이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컨텐츠 사업으로 확장해 보고 싶다는 고은령 PD. 우연이라도 다음번에 만나게 될 그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스튜디오 뮤지컬 http://www.studiomusica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