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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방송이야기/방송가 뒷담화

지역방송, 우리는 이렇게 일하고 있다.

  
 회사에 이러한 전화가 가끔 걸려와. 이러한 게시글도 가끔 올라오고.



<러브인 아시아>
작성자 김철환(kim9387) 조회 51
작성일 2009년 07월 07일 22:09:29

얼마전 인터넷을 연결하면서 아직도 매주 목요일저녁방송인 <러브인 아시아>방송되고 있다는것을 알았읍니다.
정부에서도 다문화가정에대한 많은정책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또 다문화가정이 들어나고 있는지금,
왜 하필 부산총국에서만 지역방송으로 편성되어 부산경남만<러브인아시아>방송을 시청하지 못하는지요?
부산,울산,경남지역에는 수많은 다문화가정들이 행복하고 아름답게 생활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유일한 다문화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인 <러브인 아시아>방송을 시청할수 없다면,
다문화가정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다문화가정에들에 대한 이해와 생각도 달라질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산 사람은 사람도 아닙니까>
작성자 홍준표(hjp0428) 조회 149
작성일 2008년 11월 20일 22:19:55

특집 프로 좋아하네..

장보고 후예가 더 중요한가 아니면 생로병사의 비밀이 더 중요한가??


중요한 프로 볼려면 엉뚱한 프로 하고 앉아 있고..

특집 프로 안봐도 되니까 정규방송 해줘요...

아니면 새벽녘 시간대에 하던가...


 

흑 상처. 이 분들도 이 지역의 주인이거늘, 이렇게 내 권리인 지역방송을 거부하고, 관심 주지 않으면 어케 되는지도 모르시고. 흑.
그렇지 않아도 지역 방송은 서러운 울타리 밖 신센데.
방송법 개정되고 이것저것 바뀌어 뒷방 신세로 물러나 자리 연명도 힘들 건데.
니들이 나서서 지켜주는 모습마저 없으면, 아니 오히려 저렇게 오히려 나서서 지역방송 없애는데 앞장서면 ....
 니들 먼저 한 방에 훅 간다....!


 < 지역 방송의 현황>

지역방송국은 본사/서울/중앙 방송국의 하위조직이야. 내가 몸담은 KBS의 경우를 볼까? 본사에서 국장급이던 분들이 지역방송국(총국 혹은 더 하위 개념인 을지국)의 총국장으로 2년 가량 내려왔다가 다시 서울로 가는 시스템이야. 결국 종속관계라고나 할까.

지역 경제는 서울과 격차가 점점 더 벌어져 어려울 뿐이고, 지역광고시장은 미미~할 뿐이고,
그러니 지역방송의 재정구조는 늘 그랬듯 또옥~같이 나쁘고, 더 나빠질 거고,
경쟁력은 당연히 뚜~욱 떨어지는
악순환의 블랙홀에서 빠져나오질 못하는 거지.

KBS는 알다시피, 수신료와 광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야.
그런데 같은 KBS라도 지역방송국은 지역프로그램 편성비율이 전국 평균 6%내외거든? 지역 MBC나 민영방송보다 편성비율이 더 낮아. 민방보다 당연히 지역의 프로가 많아야 하고, 지역프로 제작비도 적정한 수준으로 올라야 할텐데.
이건 뭐..KBS 본사의 공영성 약화가 도마 위에 오르지만, 지역 KBS는 그 수준을 넘어 공영방송을 실천할 기회마저 박탈당한 셈이지.

부산에서 일하면서 여러번 좌절을 맛본 건데, 이를테면 이런 식이야.

'왜 이렇게 이렇게 안하나요' '이건 너무 아니잖아요 바꿔요' 하고 건의해본들 한결 같은 답변.
☞ '제작비가 음따.'  '편성시간은 우리가 맘대로 몬바꾼데이-'....


어느정도냐 하면,

지난 가을 개편 후엔 심지어 야외 생방송을 나가도 스태프들 밥도 안 나온다? 제작비 팍 줄어서.
우리 진행자들은 물 한 병 겨우 얻어먹지.
세트도 늘 기냥저냥 재활용해서 쓰고, 웬만한 프로그램들은 세트가 5년-10년.. 한 번도 바뀌지 않고 있어.
내가 진행하는 문화프로에서 라이브 연주를 해주는 아티스트들은(때론 세계적 피아니스트들..)  80년대 '그때 그 ' 삼익피아노를 조율도 안된 상태에서 써야 하고.
프리랜서나 계약직 직원 여러명은 바뀐 비정규직법과 갑자기 더 줄어든 제작비 때문에 다른 일을 찾아가야 했단 말이다..


 뭐 이런 상황이니 지역방송 촌스럽다는 시청자들도,
우리 제작진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쥐어짜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을 알아주고 이해해줄 필요가 있다... 이거야.


 피디, 기술팀, 카메라, 아나운서.... 우리 모두들 답답~~하단다. 우리들 지역민들 외면하는 프로로 채우고 싶겠니. 변명 같지만 지역총국 연 제작비가 본사 드라마 1편 제작비에도 전혀 못미치는 수준의 돈으로 본사처럼 '엣지 있게' 만들라면 ...  우리가 예술가냐. 무에서 유를 창조하게.



< 지역 방송의 역할>

 '그럼 아예 지역방송 내보내지마라'는 일부 지역민들의 생각처럼 지역이 서울방송의 송출만 담당한다면? 지역의 권리는 어디로 갈까나?

내가 사는 동네 날씨 듣고 싶은데 대신 만날 서울 날씨만 들을래?
수도권의 자유로나 한강변 막히는 얘기만 아침마다 들을래?
세종문화회관이나 대학로에서 하는 공연 소식 들으면서 부러워하려고?


 지역정부의 올바른 운영을 위해서도 지역방송의 감시 역할은 필요하고,
 지역민을 위한 각종 정보창구 역할로서도 필수잖아.

 언론의 힘이 얼마나 중요하니.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이번 미디어법 통과에 목숨 걸고 반대하는거 아니겠어. 시청자의 권리, 국민으로서의 기본 권리잖아 지역의 방송이라는 게.

 지역 언론이 없다면 지역 여론의 효과적인 수렴도 힘들고, 중앙방송으로 연결되는 고리도 뚝 끊겨 소통이 단절될 거야. 지역민들은 중앙방송의 해바라기 소비자로 전락하겠지.

 지금도 지역 여론, 지역 정책은 소외시킨채 중앙의 것들만 억지로 떠먹이는 나란데 지역방송의 힘이 더 없어지면 니들의 민주주의는 더더욱 먼 나라 얘기가 될 거란 말이다~~;


< 지역방송의 미래 >

비난하기 전에 니들이 우리 편을 들어주고,
미디어법 통과에 반대하며 시위에 나선 것처럼 우리 지역방송의 힘을 위해 먼저 같이 나서서 부산역에서 촛불잡는 역성도 들어줘야 하지 않겠나 싶다 나는.

시장에 맡겨두면 안 되는 상황이란 얘기야. 어떻게든 한 번 일어나보라고 떠밀기만 하는 것은 편성비율 팍 줄여 한 두프로만 하고, 지역 인원 깔끔히 구조조정시키라는 잔인한 방관과 다름 없어. 닥달만 하지말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움직여보자고. 정부는 지역방송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을, 더 신빙성 있는 구체적 안으로 시급히 내놓아야 할 거야.



물론.
우리 지역 방송인들의 자구 노력도 지금의 몇 배는 더 발휘돼야 할 것 같아. 지역방송의 의미는 서울방송 비스무리하게 따라한 '어설픈 짝퉁 서울방송'이 아니라,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우리 얘기를 담는 거라는 걸 있지 말고.
우리 동네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공유하고, 우리 지역의 부조리에 대해 파헤쳐 고발해 바로잡고, 우리 지역의 공연 문화소식을 알려주는 등 실속 정보를 제공하고 말이야.

중앙방송이 하지 못하는 기능,
그러니까 지역의 정치인을 감시하고, 지역문화를 발전시키고, 지역민의 생활 수준을 개선시키는 지역언론으로서의 순기능을 온 힘을 다해 발휘하도록 노력해야 겠지.
'세련된 서울 틱한 방송'보다 '촌스러운 우리이야기'가 오히려 우리 지역방송의 차별화가 될 수 있다고 봐.


이러한 기능들을 다하는 데 필요한 것이 바로 정책적 도움과 지역민의 지혜.
시장에만 맡겨두면 이 기본 책무를 다하기가 참으로 어려워질 거야 앞으로는 더더욱. 정부의 '미디어법'에는 지역을 위한 안이 없거든. 중앙방송 지들끼리 밥그릇 싸움하고 수도권에 몇 개를 더 만들고 어쩌고 하는 식에 혈안이 돼 있을 뿐.

한 나라의 언론이 고르게 순기능을 할 수 있으려면 고르게 분산된 정책이어야 해. KBS 2TV 민영화보다 그 인력과 자산을 전국에 고르게 분산 배치해 지역 언론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돼야 해.

물론 급선무 중 첫째는 지역프로 제작비 인상이겠지만 말야. 현실적으로 제작 가능한 수준으로 올려주는 게 당연한 첫번째임에도 그것이 당장 힘들다면... 프로그램 제작지원을 위한 각종 기금 마련이라든지 기타 재원 마련이라도 해야 할 거고.

지금 우리 지역방송환경이 나쁜 건 우리가 잘못 만들고 잘못 경영해서 그런 게 아니야. 지금까지 한국의 모든 정책의 중심을 중앙으로 모았기 때문에 나온 불균형인 거지. 그 책임을 중앙과 지역방송, 그리고 지역민들이 이젠 그 책임을 함께 안고 같이 지혜를 발휘해나가자고!

        <KBS 부산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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