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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방송이야기/방송자료

남북 이산가족 상봉, 부산 소식


추석을 앞두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드디어 재개된다고 하지.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2000년부터 시작돼 그동안 만 6천여 명이 가족을 만났지만
2006년, 북측의 중단선언으로 만남은 멈춰버렸어.

이번 소식에 많은 이산가족들이 기뻐할텐데...
자세한 내용, 특히 부산 신청자 수나, 선정 방법 등을 오늘 부산전망대에서 얘기 나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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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인터뷰 전문.




1.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된다는 소식인데요, 구체적인 일정이 나왔지요?


 지난 주 8월 26일부터 사흘간 남북적십자회담이 금강산에서 열렸고 많은 논의 끝에 9월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들이 상봉키로 합의했습니다. 상봉 규모는 양측 각각 100 명 씩이며 먼저 우리 쪽의 이산가족 100 명이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의 일정으로 북쪽에 있는 가족 약 200 명을 만나게 될 것이고,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는 북한의 이산가족 100 명이 남쪽에 있는 가족 약 450 명과 만날 예정입니다.




2.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하기까지, 또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한적십자사의 역할이 큰데요, 적십자사에서 느끼는 이번 상봉의 의미라면요.


  6.25 전쟁을 전후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지게 됐는데 어느새 60 년이 다 됐습니다. 헤어진 가족들이 서로 만나고 다시 결합해 함께 살 수 있도록 주선하는 일은 인도주의 이념실현을 목표로 활동하는 적십자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임무 중이 하납니다. 그러나 분단과 이념 대립으로 남과 북으로 헤어진 가족들이 서로의 생사조차 모른채 60여 년을 지내왔고 이제 서로를 기억할 수 있는 이산 1세대들이 점차 세상을 떠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동안 여러차례의 직접 상봉 또는 화상을 통한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했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지속되지 못하고 1회성 행사로 그쳐 많은 아쉬움 또한 있습니다. 그러나 비록 이벤트성이기도 하고 규모도 작지만 이산가족이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고 또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으며, 남한과 북한의 적십자를 통한 인도적인 교류를 계기로 정부 당국 간에도 활발한 대화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3. 그렇습니다. 남북사업, 이제는 중단돼서는 안 될 겁니다. 특히 이산가족 문제의 경우,
  고령자이신 분들, 상봉을 기다리는 분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부산에는 얼마나 되실까요 이러한 분들이요.


  1988년부터 저희가 이산가족찾기 신청서를 받았는데 올해 7월 말까지 신청하신 분이 127,408 분이십니다. 그동안 신청하시고 가족을 만날 날을 기다리시던 분들 중 39,822 분은 이미 돌아가셨고 현재 생존해 계신 분이 87,586입니다. 그 중 부산에 거주하신 분은 전국의 약 5% 정도인 4,508 명입니다.



4. 4천여 명 가운데 어느 한 분 안타까운 사연이 없으신 분들이 있겠습니까만...
   그 가운데 기억 나는 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이렇게 이산가족이 만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어떤 분들은 직접 찾아오시기도 하고 또 전화를 통해 하소연하시기도 하는데,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자 혹시나 하고 기다리시던, 중구에 사시던 할아버지 한 분은 북에 두고 온 아내와 자식을 찾고 계셨습니다. 한 달에 한 두 번 꼴로 오셔서 모든 직원들이 이 분을 알 정도였는데요, 6.25 직전 남한으로 넘어 오시던 이야기를 하시며 자식과 아내 생각에 눈시울을 붉히곤 하셨습니다. 그러다가 상봉 소식이 들리면 거의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시며 상봉단에 포함되기를 기다리시곤 하셨는데, 상봉단에 이름이 없다고 말씀 드리면 내가 살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죽기 전에 자식 얼굴은 한 번 봐야 되지 않겠나, 도대체 얼마나 기다려야 되는 거냐시며 긴 한 숨으로 돌아가시던 처진 어깨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러다 끝내 북에 두고 온 아내와 자식의 생사도 알지 못한 채 몇 년 전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혹시 기억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2000 년 1차 상봉당시 북한에 109살 노모가 살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관심을 받았던 할아버지 한 분의 경우는, 나중에 북한에서 잘못 통보되어 노모께서 이미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만나서 전할 때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시 어머니를 만난다는 사실에 너무 기뻐하시며, 선물 준비에 여렴이 없으셨는데, 할아버지 댁을 찾아가서, '적십자사에서 왔습니다'는 말을 하자마자 통곡하시며 혼절하하셨습니다. 그 동안 사무친 그리움을 겪어보지 않은 저희들이 그 마음을 어찌 알겠습니까.


5. 네. 이런 말씀 들을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연세도 이렇게들 많으신데, 한꺼번에 다 가족을 만나시도록 해드릴 수 없나 생각이 듭니다. 상봉규모가 너무 작지 않나요? 규모 선정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저희들은 상봉단 규모를 확대하여 보다 많은 분들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지만 북한과 상호 협의해야 되는 부분이고, 상봉자는 100 명이지만 실제 상봉 인원은 1인당 2 명에서 4 명 정도로 1회 상봉 시 약 500 명 정도의 가족이 만나게 되며, 행사 진행 및 지원 인력까지 감안하면 상봉규모를 100 명 이상으로 하는 것은 장소나 시설 등에서 조금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쭉 100 명 정도로 상봉단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고, 아직도 8만 7천여 분들이 생사도 모른 채 기다리고 계신 점을 감안하여 상봉 횟수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6.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 소식을 듣고 가족을 만날 것이란 기대하시는 분들 많으시겠습니다. 상봉 가족은 어떻게 선정이 되나요? (선정방법)


 이산가족 분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일텐데요. 무엇보다도 공정성이 최우선입니다. 그래서 상봉 규모가 정해지면 일단 지금까지 상봉 신청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공개된 장소에서 상봉자를 컴퓨터 추첨합니다. 이때 나이 많으신 분과, 직계 가족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가점을 부여하여, 무작위로 선정하게 되는데, 많은 분들이 나는 옛날에 신청했는데 먼저 신청한 사람부터 추첨해야 되지 않느냐, 또는 나이 많은 사람부터 만나게 해줘야 하지 않느냐 하시는데 신청기간의 길고 짧음은 상관이 없고, 단지 연세 많으신 분들은 아무래도 선정되실 확률은 높겠지만 8만 7천 명 중에 100 명이다보니 아무래도 힘들겠지요. 확률은 낮지만 선정되면 금강산까지 가셔야 하기 때문에 일단 건강관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7. 대한적십자사는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준비를 하셔야 할텐데요. 이 방송을 들으시는 이산가족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끝으로 해주시죠.


  저희는 이렇게 이산가족들이 잠시 만났다가 다시 헤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이산가족 찾기를 신청하신 모든 분들에게 북한에 있는 가족의 생사 여부부터 확인해서 알려드리고 직접 상봉이 어렵다면 서신교환만이라도 접십자를 통해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저희 대한적십자사에서는 남북 이산가족 문제를 가장 시급한 인도적 과제로 여기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이류로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어렵게 상봉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특별한 계기로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모든 이산가족들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봅니다. 이번 상봉단에 포함되지 않는 가족분들이 훨씬 많을텐데 희망의 끈 놓지마시고 적십자 활동 많이 지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05년, 처음 시도한 화상상봉날 부산 상봉장에서 전국 방송 참여...>



이제는 중단되질 않아야 한다.
이제는 이 날처럼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아야 한다.
화상상봉이 뭔가. 손잡고 끌어안아야 한다.
한반도 이산1세대들 돌아가시기 전에 다! 다! 만나셔야 한다!
그 세월의 한을 어찌 다 말로 하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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