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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방송이야기/고아나 다시보기

2R 즐거운 저녁길 : 까만밥 천사 아줌마 편

2008/07/25 작성


2부 오프닝을 열어준 어제 사연이 기억에 남네~.

평생을 술독에 빠진 남편 때문에 고생한 아내의 글이었어.

 

잘생긴 외모에 빠져, 딱 두 번 보고 결혼하신 60대 옛날식 아줌마.

그 땐 그랬대. 그냥 그렇게 후~딱.

 

 

아니나다를까~

신혼여행 간 날부터 속을 썩이더니, 아이를 낳고 퉁퉁 부어 고생하던 순간마저 술먹고 들어오지 않았다는 거 아냐~. 2박3일 간 안 들어오기도 하구... 정말 365일 매일을 술과 함께 산 남편이었대.

 

속상해서 울고 있으면 가끔씩 집에 들어와 손에 돈 쥐어주며 달래던 남편,

그걸 받고는 눈물 그치고 장봐와 식사 대접한 아내....

 

에그그.. 이해가 안 간다 우린. 그지.

 

그러다 세월이 흘러

공무원 생활을 마감하고 정년 퇴직한 남편,

심부전증에 걸려 고생고생하면서 술을 끊었다나?

 

그 때부턴 그렇게 잘해준대 본인에게.

그러면서 행복하다고 사연 올려준 거 있지...

 

 

 

참 아내 분이 마음이 고우셨어.

잔소리 한 번 안 하고 그걸 다 참고 사셨다는 거 아냐..

 

내가, 전화연결해서 대화 나눌 때,

'부군께서 너무 하셨네요~'

하고 흉 좀 보려고 하니까,

 

얼른, 아니라며 남편 방패막이가 돼주신다...ㅎㅎ

 

 

얼마 전엔, 본인이 바쁘고 아프다고

남편이 밥을 난생 처음 했는데 글쎄,

흑미밥 짓겠다고 보리차를 밥솥에 넣고 밥을 해놨더래. ^^;

 

까~만 보리차밥.

 

다른 아내들은 꽥! 소리부터 질렀겠지만

이 분은 감~사해 하면서 웃었다는 거. ㅋㅋ

 

그러면서 남편 자랑자랑을 그렇~~게 하시는데,

사실 내가 듣기엔 다 당연한 거고, 별거 아닌 거더라구.

근데 그게 그렇게 감사하고 행복하신 거야 이 아주머니는...

 

 

'행복'이라는 거, 또 한 번 생각하게 되더라.

 

멀리 있지 않은 거야.

 

느끼기만 하면 다~ 있는 건데. 그치?

 

오늘의 사연 주인공 이 분.

이.성.례. 아주머니셔.

 

사람 원망하게 될 때마다, 인상 찌푸릴 때마다

두고두고 이 분 성함 기억해 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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