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블로그에서 옮겨옴. 2009.3.18. 작성. http://blog.naver.com/manikin80/120065352770)
나 서른이야.
어른들은 노처녀의 입문 나이라지만,
우리 세대에선 애매한 나이로 통하지. 아주 콧대 세우지 못할, 그렇다고 기죽을 필요도 없는.
소개팅 수는 점점 줄어드는. 난 아직 탱탱한데 주변 남정네들은 주름 생겼다고 놀려대는 인정할 수 없는 나이.
이도 저도 아닌 나이.
가정도 꾸리지 못했고, 직장에서도 뚜렷이 자리 잡지 못했고- 무엇 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그러나 아직 이십대의 포부와 자존심은 버리지 못한 나이.
스물 아홉의 밤은 참 어두웠어. 밤마다 시인이 된 양 일기를 썼단다. 서른이 되는 1월 1일이 사망선고날인 듯.
나 서른이 됐어.
서른이 되는 1월 1일. 떠오르는 해를 보며 편안해졌어.
똑같네? 스물의 해와 오늘의 해.
뭣도 모르고 일찍 결혼해 어쩔 수 없이 산다는 친구보다,
성급함을 후회한다는 벌써 돌싱이 된 친구보다,
사랑한다면서도 매일 같이 예물 놓고 다투는 친구보다,
어쩜.. 잠깐 혼자를 즐기는 내가 행복한지도.
난 적어도 내 자신을 즐길 줄 알잖아.
난 적어도 내가 행복하다 스스로 말할 줄 알거든. 그 친구들, 날 부러워 할 걸? ^^
세상을 이해할 줄 알게 된 나이.
슬픔의 깊이를 배웠고
후회없이 기뻐하는 법도 이젠 알아.
사랑을 해도 이젠 더 멋있게 할 수 있단다.
난 서른이니까.
- 고아나 Break Ti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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