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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방송이야기/방송자료

부산불꽃축제, 이건 좀- 아쉽다.

 부산 불꽃축제를 몇 년 동안 본 사람으로서, 
 올해 특히나 준비돼가는 모습까지 열심히 지켜본 사람으로서,
 
 시민의 입장에서 소감과 평가, 제언을 해볼까 한다.



< 역시 최고 수준, 부산불꽃축제~!  >



예상대로 100만이 넘는 인파가 몰린 가운데 11만발의 불꽃이 45분 간, '사랑'이란 주제로 펼쳐졌다.
국내 최고의 불꽃축제였다.
서울에서 온 분들도 이맘 때 늘 열리는 여의도 불꽃축제보다 그 규모와 감동이 비교도 안 될 만큼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부산불꽃축제’는 음악·조명·영상이 어우러지는 ‘첨단 멀티미디어 축제’다. '사랑'이란 주제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쇼가 꾸며진다.

올해도 바지선 넉 대에 설치된 100인치 대형 스크린에 연인 간의 사랑, 가족 간의 사랑을 전하는 영상이 비치고, 다양한 노래가 흐르는 동안 밤바다에 불꽃이 쏟아 내렸다.
교각을 따라 1㎞ 길이로 한꺼번에 불꽃이 떨어지는 ‘나이아가라’ 장면은 압권. 그리고 500m 상공에서 터지는 지름 400m짜리 대형 불꽃도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예산 13억원에 11t 트럭 20대 분량의 장비가 동원됐으니 말 다 했지. 원래 2005년 APEC 정상회담 축하행사로 열렸던 것이 호평을 받으면서 연례행사로 정착됐다. 첫 해에도 부산 시민 1/4이 광안리로 쏟아져나올 만큼 화제였고 계속해서 그 열기는 높아지고 있다.

매년 10월 셋째 주 토요일에 열리니까 내년을 기약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제5회 부산불꽃축제 동영상, 스틸컷
http://koana.tistory.com/82


< 그러나 불꽃 45분, 그게 전부 >

그러나 광안리에서
며칠동안의 준비 상황, 행사 당일의 풍경 등을 볼 때 몇 프로 아쉽다.

전후 즐길거리가 빵점이라는 거다.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자리잡고 어디 가지도 못하고 밤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 수록 해변을 메우는 사람들은 늘어만 간다.그러나 조~용... 아~무런 행사가 없다. 

해안가 이면도로에는 노점상들이 즐비해 있지만 인파에 비해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생각보다는 썰렁한 느낌의 이면도로.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이유는 뭘까. 좀더 즐겁고 신나야 지갑도 쉽게 열리고 들썩이는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사전 행사라고는 올해만 봐도, 치어리더 공연과 성악가들의 클래식 공연이 전부. 성악가가 열창할 땐 해변가가 찬물을 끼얹은 듯 침잠되는 분위기였다. 안전을 위해서라도 인파들을 흥분시켜서는 안된다고? 쩝. 아무리 그래도 7080 가수들 몇 명이라도 불러야 화기애애한 대기 시간이 되지 않을까. 사람들 얼마나 따분한지 모른다. 5시부터 이미 해변이 꽉 찼지만 다들 멀뚱허니 앉아만 있다. 두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치어리더와 성악가 단 두 팀이 내내 번갈아가며 무대에 섰을 뿐이었다.

축제 후 안전하고 여유로운 귀가를 위해 영화를 스크린을 통해 보내준다. 운영본부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국내 우수 영화 라디오 스타' 라고. 그 '우수 영화', 추석 특선으로 다 봤다. 
역시나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 이런 건 어떨까? >

-해안가를 따라 주욱 나열된 도로, 해변도로를 아침부터 다 통제해두고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비워뒀었다. 경찰들만 왔다 갔다 하고 사람들만 걸어다닌다. 사람들이 아직은 덜 모여 있고 그만큼 안전 위험도 낮은 낮 12시~2시 쯤엔 '해안가 퍼레이드' 등을 펼쳐보면 어떨까? 해외 관광객들에게 풍성한 관광이란 느낌을 줄 것이고 사진 찍을 거리도 생기고 부산을 홍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본다.

- 대형 스크린은 며칠 전부터 설치해뒀더라. 내내 그냥 세워만 두느니, 경품 퀴즈행사 같은 거라도 스크린을 통해 하자. 불꽃축제 관련 퀴즈나 부산국제영화제, 부산 관련 문제를 스크린을 통해 내고, 하염 없이 몇 시간이고 해변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휴대폰 문자등으로 응모하도록 유도해 작은 경품을 선물로 주는 행사를 마련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부산기업 홍보 전시 행사는 어떤가. 해변도로 곳곳이나 이면도로에 부스를 마련해 홍보하면 그 효과도 클 것이고 시민들도 심심하지 않은 기다림이 될 것이다.

- 행사후 상영되는 영화의 선정도 조금 바꿔보자. 부산국제영화제 폐막한 다음날 펼쳐졌으니 뉴커런츠 등 피프 경연부문에서 수상한 작품 중 대중성 있는 것을 보여준다거나, 피프의 이모저모를 정리한 화면을 편집해 보여주면 의미도 있고 역시 홍보 효과도 클 것 같다. 아니면 차라리 주말기간 펼쳐지는 자갈치 축제 행사 홍보를 한다든지, 시티투어버스나 1일관광 프로그램 안내 등 부산을 알릴 수 있는, 재미있는 화면으로 스크린을 채우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일반에서 판매 되고 있기도 한 지난해 불꽃축제 DVD를 보여주는 것도 돌아가는 인파의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부산 관광 산업 기획, 뜬금 없다 >

부산 불꽃축제 자체만 놓고 보면  세계적으로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그러나 앞에서 짚어본 것처럼 사이사이 틈이 많다. 이 틈을 메워가는 식으로 부산 관광 산업의 중심을 잡아가면 투자 대비 큰 효율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가을엔 피프와 불꽃축제 여름엔 부산바다축제. 이렇게 크게 두 축제를 축으로 해서 이 사이사이를 메우고 더 특화하고 키워가는 식으로 부산 관광산업의 이미지를 굳히면 마케팅도 훨씬 쉽다.

그런데 현재 부산시가 추진, 기획하고 있는 관광 산업 면면을 보면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뭔가 크게 하려고 하는 시도가 많다. 그래서 자꾸만 제자리 걸음이고 투자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아예 새로운 무언가를 창출하려고 꿈만 크게 꾸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사실 곰곰이 따져보면 이미 우리 부산에는 국제적 경쟁력이 충분한, 잠재성 있는 축제가 너무 많다. 그것들을 선별해 개발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볼까.
 얼마전 내가 진행하는 프로에서 한 국회의원이 밝히기를, 서부산권을 개발시킬 '위락유흥관광단지'(국회에 발의하기로는 '환락유흥관광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적극 검토 중이라 했다. 

 단어부터 비호감이다 '환락'. 
 붙인 이름에도 문제가 있지만 내용도 그렇다. 카지노, 호텔, 공연시설 등을 갖춘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가 테마라고 했다. 이 같은 대규모 사업,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미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파라다이스 호텔에 카지노가 있고, 그 근처에 세계 최대 백화점이 있는데다 편리하고 풍요로운 해운대 해수욕장이 있는데 왜 굳이 새로이 돈을 쏟아부어 그러한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인가 말이다. 환경적 요건으로 볼 때 해운대 쪽이 훨씬 더 메리트가 있으며 가덕도는 해운대에서 오가기엔 너무 멀다. 굳이 가덕도까지 갈까 싶다.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로 만든다지만, 라스베이거스와 가덕도는 그 여건과 경쟁력이 다르지 않은가.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는 전세계 카지노 관광단지를 대표하는 곳이고, 전세계 최고의 호텔들이 모두 모여 있다. 가덕도에 그러한 최고 수준의 편의시설과 관광시설, 카지노를 세우기까지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하겠는가 말이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서부산권에 관광산업개발이 필요하다지만, 서부산권을 발전시킬 방안은 이미 다른 사업으로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또한, 무리하게 대규모 단지로 크기를 처음부터 크게 잡고 시작하기보다, 삼락강변공원의 활용, 지역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 등으로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 키워가는 것이 순서일 거라고 본다.




 - 부산 사는 고아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