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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아나이야기/책, 영화, 전시

미안하다 독도야

미안하다 독도야
감독 최현묵 (2008 / 한국)
출연 김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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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 작성.


KTX 기차에서.

 

'느낌'은 있었다. 우리 한국인만이 가진 열정적 표현이 감동으로 묻어났다.

 

그러나 이 영화 안에서도 드러나지만, 일본인에 비해 우리는 너무 감정에 호소하고 있다.

이 영화 자체도 그랬고.

 

일본인들은 서서히 사료를 만들고 연구하며 준비해 왔다. 감정적으로 '내꺼야' 하기보다, 조용히- 찬찬히 준비해온 거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직접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세계 속에서 대응하고 있다. 철저한 계획 아래 진행하고 있는 게다.

 

우리는 반 면, 어떤가.

즉흥적이고 일시적이다. 일본인들의 한 마디에 국내 및 일본에서 일장기 태우고 드러눕고 소리지르다 흐지부지된다. 단기 기억상실증인가.

한국 및 일본에서 주장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일본인들처럼 지도 자체를 바꿔 놓을 곳에다 성토해야 한다. 학술적 근거를 갖고서.

 

이 영화에서도 내가 언급한 얘기를 언급하기는 한다.

그치만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큰 축인, 대학생들의 독도지키기 운동의 내용을 보면 이 또한 감정에 호소했다는 한계만 보일 뿐이다.

이들이 엔딩스크롤 직전에 관객들에게 선사한 눈물의 감동은, 그러니까 그 운동은,

육천인의 손도장이 찍힌 거대한 태극기를 제작해 독도 앞바다에 띄워 기네스 기록에 도전한 것이었다.

 

'아~ 그래. 미안하다 독도야'

하겠지. 단기기억상실증에 빠진 우리에게 다시 '독도'를 상기시켜주긴 했지.

 

프리허그 운동을 하지만 아무도 와서 안기지 않는 서울 시내  한복판,

독도 그림만 그리는 '독도화가'가 인사동 전시를 계획했으나, 일본인 관광객 걱정에 상가번영회에서 전시를 반대한다는 착잡한 인터뷰.

 

근데, 그래서 뭐.

설득력 있는 자료로 일본인들의 어설픈 논리를 뭉개버릴 연구와 지속적 관심이 더 필요하잖아 사실.

 

일본인은 지금도 조용히 '독도연구회'에서 세계에서 '먹힐' 자료를 짜깁기 하고 '제작'하고 있다.

 

 

우리도 부산에 '대마도 연구센터'가 생겼단다.

작년 7월, 정치적 대응으로 국회의원들이 발족한 '대마도 연구회'와는 다르다.

우리 땅일 수 있다는 한자락 희망이나 욕심을 갖고 그네들처럼 자료를 억지로 만들어낸다는 목표는 아니다.

그네들이 우리나라 땅 '독도'를 연구하듯, 제주도보다 더 가까이 자리한 대마도에 대해 해양학자들이 순수한 학문적 목표로 객관적으로 연구한다고 한다.

이 모습도 좋다.

그러나 '독도연구회'의 적극적인 행보가 우선됐으면 좋겠다. 우리끼리 아시아 안에서 니꺼다 내꺼다 싸워봤자 뭣하겠누.

띠 두르고 주먹쥐고 피 토하며 소리지르지 말고

일본인이 내놓은 자료에 차근차근 반박하고, 일본인보다 앞서 세계 속에 우리 땅의 근거를 설득력 있게 적극적으로 보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