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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팟캐스트 '자리주삼'

공연패러다임 실험_스튜디오뮤지컬 케이스북

 2013 연극포럼 게재                                                                                   무단 복제, 도, 불펌에는 단호히 대처합니다.


포터블 미디어[1]시대의  공연 패러다임 실험   

- ‘스튜디오 뮤지컬의 케이스북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67.6%로 전세계 1위이다. 2017년이 되면 97.6%를 기록할 것이라고 한다. 태블릿 PC도 올해 사용자가 563만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2]

  사람들이 스마트기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크게 보면 와이파이 및 어플리케이션에 있다. 와이파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으며, 어플리케이션 응용 프로그램으로 쇼핑이나 은행 거래뿐 아니라 그림 그리기 및 전시, 영화촬영 및 편집, 작곡 등 예술적 창작활동까지 가능해졌다. 지금 이 순간도 기존의 생활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프로그램이 각계 각 분야에서 개발되고 있다.

  이 스마트한 플랫폼은 각계 기업들에게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안겨준 일종의 혁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마트폰 혁명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이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새로운 상품, 새로운 제작 및 유통 시스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연구해야 하고, 그 성공적 결과로 달라진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포터블 미디어라고 통칭되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뉴 미디어들(SNS, 팟캐스트 등)은 각 분야에서 전략적 요체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공연 계를 살펴보면, 제작과정, 유통방식, 홍보 마케팅 전략 등은 스마트해진 시대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전통적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며 열악한 제작 환경을 탓하고 있다. 누군가는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대안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대안으로 필자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포터블 미디어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다. 이 글에서는 팟캐스트 매체에서 진행한 뮤지컬 제작 경험을 정리해봄으로써 그 한계점과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1. 문제 제기 : 뮤지컬 시장의 성과와 한계

  1) 성과

  뮤지컬 시장은 지난 2001오페라의 유령이 대성공을 이룬 이후 매해 평균 20% 성장을 이어왔다. 제작에 참여하는 공급력도 점점 팽창하고 관객 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2년 한 해 전체 공연 계가 주춤하는 사이에도 뮤지컬은 여전히 성장세였다. 2012년 한 해도 25~30% 정도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2,50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흥행 성적 상위 5위 안에 드는 작품들의 매출 합은 800억 원 가까이 된다.[3] 2012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뮤지컬은 한 해에 약 3,790건의 작품이 올려져 약 1천만 명의 일반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디큐브아트센터, 블루스퀘어, 대학로뮤지컬센터,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CJ토월극장 재개관 등 최근 몇 년 사이에 늘어난 전문 공연장 수도 뮤지컬 시장이 커진 요인이자 결과이다.

 

  2) 한계

  하지만 이 수치는 대형 제작사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낸 결과이며, 창작보다는 수입 라이선스 공연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수치만으로 질적 성장까지 가늠하기는 힘들다. 대형 제작사 위주의 성과가 아니라 균형적 성장이 되어야 할 것이며, 매출과 공급량으로 측정한 양적 성장만이 아니라 질적 성장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래야 지금의 성장 가도를 지속해갈 수 있으며, 한국 공연의 중요한 한 축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뮤지컬은 다음과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순환 구조를 보이고 있다


  관객 입장에서 보면, 타 공연장르나 인접 장르에 비해 높게 책정된 티켓 가격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4] 또한, 유사한 작품들이 트렌드를 형성하면서 다종다양한 신선한 뮤지컬을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5] 그러나 관객들은 고가에 상응하는 양질의 공연과 새로운 감동을 원하고 있다.[6]

 창작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유롭게 실험하고 발표할 기회가 많지 않다. 신인 발굴을 위한 공모전이 있지만 대부분 미래 수익성을 고려하여 선발하기 때문에 그에 맞추어 창작에 대한 자유의 폭을 좁히게 된다. 스스로 투자처를 찾기 힘든 기성 창작자들은 그나마의 공모전이라는 기회도 거의 없어 신작 발표 후 차기작을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제작자의 입장에서 보면, 치솟는 물가와 개런티 상승 등으로 제작비에 대한 부담감이 매년 가중되고 있어, 정해진 객석 수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점점 풀기 힘든 숙제가 되고 있다.     

 

  3) 원인

  필자는 이같은 현상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첫째, 제작사들의 취약한 재정자립도이다.

  뮤지컬 공연시장의 전체 규모는 증가했을 지 모르나 몇몇 대형 회사에 집중된 매출 결과이며, 대다수 공연 계의 재정 상태는 안정적이지 못하다. 자력으로 초연 창작뮤지컬을 제작해 내는 것 자체가 힘들다. 제작비를 최대한 줄이고 인건비를 봉사로 해결한다고 치더라도 지원금을 받지 않고서는 무대화까지 이어지기가 어렵다. 또한 창작 초연은 지원금을 받아 운 좋게 올린다고 해도 재공연을 올리기는 힘들다. 초연 기간에 다음 공연의 시드머니까지 확보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운데다, 지원금 대상이 창작 초연에 집중되어 있어 자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금으로 어렵게 올려진 작품이 재공연 되기는 힘든 상황인 것이다. 이렇듯 한 번의 공연으로 사장 되는 작품과 창작자들이 매해 숱하게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다수의 제작자들은 거시적인 안목으로 작품 기획을 할 여유가 없으며, 당장의 수익 발생에 초점을 맞추어 보다 유리한 작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둘째, 제작 및 유통 환경의 문제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공급량이 대폭 늘어난 것은 제작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라이선스 뮤지컬의 경우, 라이선스를 얻기 위한 국내 제작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에 따라  라이선스 비용이 높아져 제작비 부담이 더 심해지게 되었다. 또한, 인기 배우들의 개런티도 비슷한 양상으로 높아져 문제이다. 투자자는 출연 배우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고, 제작자는 스타 배우와 비싼 개런티로 계약한 뒤 추후 티켓 매출에서 제작비를 메우려 한다. 이 덕분에 티켓 가격이 올라가 관객들에게까지 제작 부담의 짐이 지워지고 있다.   

   유통 면에서도 공연은 불리하다. 영화와 비교하자면, 영화는 완성형 콘텐츠로 초기 투자금의 부담이 있는 반면, 한 번 판매가 시작되면 제작비에 대한 걱정은 놓을 수 있다. 그러나 공연은 진행형 콘텐츠로, 판매 마지막 날까지 생산을 똑같이 반복해야 하다 보니 시간이 흘러도 제작비 부담이 줄지 않는다. 공연이라는 장르의 제작, 유통 방식이 가진 숙명이다. 점점 심해지는 제작 여건의 악화와 바뀌지 않는 유통구조 속에서 당장 타개책을 찾아내기란 힘든 상황이다.   


  셋째, 근시안적 관객마케팅을 거론할 수 있다. 

  제작비의 부담을 티켓 값 올리기로 덜어내는 해결 방식부터가 전략적 마케팅과는 거리가 멀다. 기존 제작 시스템이나 유통 방식은 손대지 못하고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면서 수익을 기대하니 티켓 값을 올리는 방책밖에 내놓지 못한다. 그렇게 가격을 올려 두었다가 객석 점유율이 낮고 매출이 신통치 않을 때에는 그제야 5,60%에 달하는 할인권을 배포하고 이벤트를 시행해 떨이 판매를 시작한다. 관례처럼 되어버린 이러한 판매 방식은 작품에 대한 신뢰도를 낮추며, 관객들로 하여금 티켓 가격 책정에 대한 의구심마저 가지게 할 수 있다.  

  당장 관객층을 확대하기는 어려우므로 이른 바 회전문 관객[7]을 겨냥한 트리플, 콰트로 캐스팅도 종종 감행한다. 반복 관람률이 높은 이들을 한 번이라도 더 보게 할 의도이다. 아이돌 스타와 뮤지컬 전문 배우를 고루 섞은 이러한 다중 캐스팅은 짧은 연습 기간을 거쳐 결과물을 내놓는 공연 계 현실에서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


  넷째, 질적 성장의 위기 또한 고려해야 한다.

  수입 라이선스 뮤지컬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라이선스 확보 경쟁이 심해졌다. 그 결과 짧은 기간 안에 해외 신작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이 가운데 작품에 대한 면밀한 이해, 한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분석 등 충분한 계산 없이 들여오는 사례가 왕왕 발생하고 있다. 한국 관객의 정서에 맞지 않는 작품이 무대에 그대로 올라가기도 하고, 비싼 라이선스 비용으로 가져왔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제작사도 있다. 이처럼 한국 관객에 대한 이해 없이 채워지는 수입 뮤지컬의 공급은 한국 뮤지컬 판을 몰개성으로 몰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창작뮤지컬의 질적 문제는 제작 여건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 이를 테면, 인큐베이팅 및 연습  기간이 부족해 공연을 하면서 작품을 완성해 가는 일도 일어난다. 심지어 오픈 초기의 공연과 중반 이후의 공연이 내용과 질에서 현저히 차이가 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한계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일까? 관객들의 티켓 값 부담을 덜어주고, 끝없이 새로운 감동을 원하는 니즈를 만족할 다른 방법은 없을까. 창작자들이 매출을 염려하지 않고 마음껏 다양한 실험을 할 수는 없을까. 큰 제작비가 없더라도 창작자들이 많은 대중들 앞에서 발표할 길은 없을까. 제작자들은 치솟는 물가에 대한 걱정을 덜고 훨씬 적은 제작비로 더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게 할 새로운 방법이 없을까. 이같은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팟캐스트 뮤지컬’, ‘스튜디오 뮤지컬이다. 다음 장에서는, 팟캐스트에서의 공연 제작, 유통, 관객 개발에 대해 좀더 살펴 보도록 하겠다.

 


2. 팟캐스트 미디어

  1) 팟캐스트란?

  팟캐스트(Podcast)란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을 결합한 말로, 비디오 및 오디오 파일 형태의 방송을 PC,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다양한 기기에서 장소와 시간 제약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미디어 서비스이다. 애플의 아이튠즈(itunes)에서 내려 받아 시청취하면 되는데, 여기서 아이튠즈는 방송채널을 구성하고 목록을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아이폰 사용자는 아이튠즈 내의 팟캐스트로 접속해 원하는 방송을 선택, 구독관리하며 시청취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팟드로이드’, ‘팟빵등 팟캐스트 청취가 가능한 유사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 같은 방법으로 감상할 수 있다.  

  

  2) 이용 현황

  2012년 기준 팟캐스트 개설 수는 30만에 달한다. 국내에는 약 7,000개의 방송이 업로드 되어 있고, 그 중 휴면 상태가 아닌 계속 운영 중인 방송은 약 6,300개의 방송이다. (팟캐스트 포털 '팟빵' 문의 결과. 2013.10.23. 기준.)  채널은 정치, 사회, 종교, 과학, 교육, 코미디, 비즈니스, 예술, 음악, 건강 등 장르 별로 나뉘어져 있다.  

  청취자 수는, 아이튠즈 공지에 따르면 2013년 하반기 전세계10억 구독 인구를 달성했으며, 국내 역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다운로드 하지 않고 스트리밍으로 청취하는 비율[8], 집계에 포함 되지 않는 안드로이드폰 이용자 비율, 유투브 등 다른 경로로 청취하는 비율이 높아 전체 집계가 불가능하다. 사실 팟캐스트에서는 아이튠즈로 드러나는 트래픽이 큰 의미가 없다. 팟캐스트 방송은 어느 한 시점에 일회적으로 나왔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축적되기 때문이다. 필자의 방송도 처음에는 다운로드 수가 적었지만 오래 전에 축적된 방송분의 다운로드 율이 점차 상승세에 있어 그 끝을 알 수가 없고, 처음에는 반응이 약했다가 나중에 입소문이 나 한참 지난 후에 갑자기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올라가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청취율을 단언하기 어려운 것이 팟캐스트의 특징이자 힘이다.  

 

  3) 왜 팟캐스트 뮤지컬인가.   

   팟캐스트 뮤지컬스튜디오 뮤지컬은 방송에서 새롭게 이름 붙인 장르 명칭이다. 신조어가 필요했던 이유는, 오디오 팟캐스트에서 한 편의 완성된 뮤지컬을 만들어 내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물이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스테이지 뮤지컬에 대응되는 신개념 대안장르로서  스튜디오 뮤지컬이라고 명명했고, 매체를 부각시켜 팟캐스트 뮤지컬이라고도 명명했다. ‘스튜디오 뮤지컬은 해당 방송을 제작하는 단체의 명칭이기도 하므로 이 글에서는 스튜디오 뮤지컬이라 통칭하기로 한다.

  스튜디오 뮤지컬은 전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새로운 공연 형태이다. 해외에 스튜디오 앨범이라고 불리우는 비슷한 유형이 있기는 하지만, 뮤지컬 공연의 경우 무대화 할 제작 여건이 안 될 때 혹은 애초에 데이터베이스화의 목적으로 저장 매체에 뮤지컬을 녹화 혹은 녹음해 두는 것이었다. 판매하더라도 공연실황이나 OST 를 녹음한  MD상품 형태였다. 그러므로 이것은 목적과 결과물의 성격 면에서 새로운 장르로서의 특징은 갖고 있지 않다. ‘스튜디오뮤지컬에서는 기존의 뮤지컬을 그저 그대로 녹음하는 것이 아니라 오디오 형 매체에 적합하게 새롭게 각색하고 연출한다. 또한, 저장 보관이 목적이 아니라 유통이 목적이다. 홍보/마케팅, 관객소통으로 이어지는 토크쇼도 겸하고 있다. 이 자체로 독립적인 뮤지컬 콘텐츠가 되도록 한 점이 차별점이고, 따라서 어디에서도 시도한 적 없는 유일한 장르인 것이다.     

 

  팟캐스트 미디어를 택한 이유는, 앞서 문제로 제기한 바의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팟캐스트 뮤지컬에서는 제작자도, 창작자도, 관객도 그간의 불만과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제작자들은 제작비 부담이 대폭 줄어든다. 무대 제작의 부담이 없고 오디오  연출에만 신경쓰면 된다. 주로 들어가는 비용은 배우 사례비와 음악의 편곡 및 MR, AR 제작 비용이다. 제작비가 무대 공연 대비 대폭 줄어들므로 거시적인 기획도 가능하며, 창작자들의 자유로운 창작실험에 보다 열린 자세로 동참할 수도 있다.

  창작자들은 제작비나 당장의 매출을 염려할 필요 없이 이런 저런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다. 녹음 형태이므로 적은 시간에 보다 많은 작품을 발표할 수도 있다. 또한, 원하는 때에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만큼 오프라인 공연보다 훨씬 많은 대중들이 감상하게 되며, 즉각적인 대중들의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

  관객들은 티켓값 부담이 0이 된다. 이어폰만 꽂으면 지하철도 극장이 되고 내집 안방도 극장이 된다. 창작자들의 자유로운 창작 결과물이 연이어 발표 되면, 기존 상업 뮤지컬 시장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소재, 새로운 뮤지컬을 만나볼 수도 있다. 끝없이 새로운 감동을 요구하고 편의성을 추구하는 오늘날의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만족스러운 매체가 될 것이다.

  다만, 무료 배포 되는 방송의 수익 문제는 제작자, 창작자에게 또 다른 고민거리가 될 터인데, 필자는 국내 만화시장의 성공전략을 벤치마킹한다면 기존과는 다른 수익 구조 창출이 가능하다고 본다. 국내 만화 시장은 일본만화에 밀려 확고한 경쟁력을 획득하지 못한 가운데, 영화와 게임 등 디지털 오락물의 발전으로 더욱 밀려나고 있었다. 만화작가들의 수입도 안정적이지 못했고 유명작가가 될 매개체도 딱히 없었다. 하지만 만화 계의 지형을 바꿔놓은 웹툰이 등장했다. 주지하다시피 웹툰은 인터넷포털 기반 무료 연재 만화이다. 처음 웹툰이 등장했을 때는 많은 기성 작가들이 외면했다. 1,2회 짧은 호흡으로 연재하는 방식과 인터넷 매체의 한계 등을 지적하고 질적 수준을 비판하며 부정적인 미래를 예측했다. 하지만 무료 배포의 힘은 컸고, 매체의 파급력도 대단했다. 한 회 분량이 짧아 인터넷 이용자라면 누구나 부담없이 짬을 내어 즐길 수 있다보니 점점 조회수가 높아졌고, 나중에는 기존 만화 소비층을 뛰어넘어 세대를 막론하고 즐기는, 접근성 높은 대중적인 매체가 되었다. 그러자 부정적이던 기성 작가들도 동참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어떤 작가든 웹툰으로 먼저 공유하지 않고는 책으로 출판하기 힘들 만큼 중요한 매체가 되기에 이르렀다.

  수익을 얻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웹툰 작가들은 본인의 만화가 일정 수준의 인기를 얻게 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콘텐츠 판매를 시작한다. 웹툰에서 연재한 만화를 다시 서적으로 출판하고 영화나 연극 등 타 장르와 계약을 하는가 하면,  캐릭터 이미지를 각종 광고매체에 판매해 부가 수익을 얻는다. 정리하면, 무료 배포와 공유로 미리 미래 소비자들의 관심과 콘텐츠에 대한 애정을 만들어낸 후, 그 다음에 소비 가치를 획득한 콘텐츠를 활용해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융합시대 소비형태의 변화[9]

 

 

  과거에는 일단 소유하고 보자는 단편적 소비였다면 디지털 융합시대의 소비자들에게는 매체를 통한 공유가 우선되고 있으며, 개인 소비자에서 생산적 소비자, 네트워크 소비자로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추구하는 가치는 대중화에서 개인화로 향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웹툰은 디지털 소비자들의 특징을 잘 간파한 생산, 유통, 판매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당장 소유하도록 설득하지 않고 선 무료 제공으로 공유에 힘을 실었으며, 네트워크 소비자들에게 걸맞은 쌍방향 형 매체에서 작품에 대한 의견을 교환토록 하는 등 참여의 시간을 충분히 제공했다. 그리고 개인화 하는 취향에 걸맞게 언제 어디서나 혼자 편리하게 즐기는 만화로서 새로운 포지셔닝을 했고, 이렇게 소비가치를 획득한 후에 다양한 파생상품을 개발해 콘텐츠의 또다른 소비로까지 이끌어냈다.

  공연도 만화처럼 시대의 매체를 이용하고, 당장의 매출에 급급하기보다 관객 즉, 소비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먼저 하자는 것이다. 선 공유로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키울 시간을 주자. 그리고 후 판매로 단순한 공연만이 아닌 다양한 파생상품을 개발, 판매하자. 이것이 스튜디오 뮤지컬에서 실험하고자 한 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 제기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공연은 무대의 예술이며 무대만이 가진 고유성을 무시할 수 없지 않는 가, 공연을 만드는 주요한 요소인 공연장을 벗어나는 순간 그것을 공연이라 할 수 있는 것인 가 등 귀로 듣는다는 한계와 관련한 문제 제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다시 한 번 이번 실험의 목적을 정리하자면, ‘스튜디오 뮤지컬은 이름에서부터 대안장르의 성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신개념 대안장르로 자리하고자 한 것이다. 이로써 완벽히 기존 공연형태가 대체 될 수 있다는 입장이 아니라, 기존 공연 안에 또 다른 하나의 독특한 양상으로서 존재하는 것에 대한 실험이다. 비유하자면, ‘만화하면 여전히 종이로 된 만화책을 먼저 떠올리지만, 웹툰이 그 안에 중요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영화는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봐야 제 맛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작은 휴대폰 화면으로 지하철에서 짬짬이 감상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공연도 꼭 무대만이 아닌 새로운 플랫폼에서도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것이다.

 물론, 방송 형태의 이 공연을 들으며 보이지 않는 데 대한 답답함을 느끼게 되거나 무대 공연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면 애초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공연장 밖 개인 공간에서 귀로만 듣는다는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오디오 포맷만으로도 만족스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작품의 완성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관객들이 이것을 또 다른 형태의 독립적인 공연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명확하게 포지셔닝하고 관객과의 적극적인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필자는 기술한 바와 같은 가능성에 착안해 팟캐스트 미디어를 선택, 2012년부터 기존 뮤지컬을 각색하여 들려주는 형태의 방송 공연을 제작했고, 2013년에는 신인 창작자들의 다양한 창작물을 발굴해 팟캐스트 뮤지컬에서 데뷔하도록 직접 제작해 방송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전자가 채널1. 자리주삼이고, 후자가 채널2. 창작프로젝트이다. 이 글에서는 채널2. 창작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제작 과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3. 제작 과정

  1) 기획 기간 : 2012.10~2013.01.

일정

추진 내용

2012.10. ~ 2013.01.

기획

2013.01. ~ 02.

작품선정, 제작 준비

2013.03. ~ 07.

방송 업로드 기간 (1회 한 작품 씩 순차 방송. 선 공유)

2013.04. ~ 08.

1회 작품 별 관객과의 대화

2013.09. ~ 12.

평가 및 보완 사업 구상

2013.12.16.

유료 공연 개최 (후 소비)

 

 

 

 

 

 

 

 

  기획 단계에서는 작품의 수와 진행 일정, 예산안 작성, 작품 선정 기준 등 프로젝트의 전체 개요를 마련했다. 2013년 연간 프로젝트로서 총 5작품을 제작 발표하기로 하였으며, 방송 업로드 기간은 3월에서 7월로 정하였다. 1, 2월은 작품 선정 발굴 및 제작 준비 기간 등으로 정했다. 관객과의 대화도 작품 별로 업로드 후 한 달 무렵 즈음에 각각 진행하기로 했으며, 하반기에는 내외부 평가를 거쳐 보완된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기로 하였다.

 

      - 인적 구성

 스튜디오뮤지컬에 소속된 주축 멤버는 4명이었지만, 협력 동참한 인원을 모두 합하면 총 약 50명 정도가 이번 프로젝트의 인적 구성원이라고 할 수 있다.

  업무는 기획, 창작, 방송제작, 마케팅 등으로 나뉘어진다. 기획파트에서는 전체 프로젝트에 대한 기획 및 일정 진행을 맡는다. 창작파트는 이번 프로젝트에 동참해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 작곡가, 배우 등 예술인들에 해당하며 작품 수정, 연습 등 자신의 본래 역할에 주력한다. 방송제작파트는 편곡, 음향, 녹음, 편집 등 주로 엔지니어링 업무이다. 마케팅 파트는 관객관리, 홍보 마케팅, 설문조사 및 통계 결과 분석 등의 일이다.

 

      - 장비 구성

  녹음 장비 구성은 라디오 드라마와 토크에 최적화 하였다. 4인 이상 다수의 출연자가 출연하므로 4채널 이상의 오디오 인터페이스(AD Converter)를 도입하고, 최대 12명까지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헤드폰 앰프를 추가하였다. 수음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마이크는 다이내믹 방식이 아닌 콘덴서 방식의 마이크이다. 단순 토크라면 다이내믹 마이크로도 충분하나 라디오 극의 특성상 공간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고가이지만 콘덴서 마이크를 이용하고 있다. 이 장비들은 배우가 노래를 할 때에도 목소리의 뉘앙스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장점도 있어 여러모로 스튜디오 뮤지컬에 맞는 장비라 할 수 있다. 녹음은 맥북프로를 이용하여 Firewire400 단자를 통해 진행하며 LogicX 최신 버전을 이용하여 녹음부터 편집, 최종 마스터링까지 작업한다.

 


  2) 작품 개발 기간     

 

      - 작품 선정 : 2013.01 ~ 02.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맞는 창작 및 각색 극본의 완성 대본 혹은 트리트먼트 대본을 제작진 및 감수자들(관련 전공 교수, 전문가)이 함께 논의하며 발굴했다. 주로 대학교 관련 학과에서 찾아낸 작품들로 1차 수렴했다. 최종 선정 시에는 특정 개인의 취향이나 편향된 기준에 치우치지 않도록 최대한 내용적 평가는 배제했으며, 매체의 성격에 부합한 지를 우선하여 선별하였다. 예를 들면, 보지 않고는 이해되지 않을 장면이 많다거나 춤이 중요한 작품이면 이번 실험에서 활용할 오디오 형 매체에는 적합하지 않으므로 배제했다. 기존 공모전의 아쉬운 점 중 하나가 소수의 잣대로 일방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었기에 선별 기준을 까다롭게 두지 않았으며, ‘기준이 없는 게 기준이라고 할 만큼 방송으로 내보낼 수 있는 성격의 것이라면 어떤 소재, 내용이든 환영했다. 그리고 본 프로젝트에 대한 창작자들의 이해도와 실험의 동참 의지를 중심으로 2차 수렴한 결과, 아래와 같은 라인업이 형성되었다.

 

회차

작품명

창작진

방송일정

(1,2)

1

안녕

작 김연미, 작곡 이유정

3/19, 26

2

이상한 나라의 홈리스

작 한아름, 작곡 최슬기

4/23, 30

3

주그리우스리

작 민강수, 작곡 최도원 한유진

5/21, 28

4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

작 오세혁, 작곡 김용순

6/17, 24

5

고백

작 박성훈 박기원, 작곡 신환희 김경화

7/22, 29

 


      - 인큐베이팅 및 각색 : 방송 업로드 날짜 기준 약 50일 전까지

  오프라인 공연의 몇 배에 달하는 많은 관객에게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던 바[10], 신인 창작자들에게는 이것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완성 대본으로 제출되었다고 하더라도 다시 대본 수정 기간을 두었다.

  창작자 선에서 작품이 완성되고 나면, 라디오 방송 및 드라마 제작 경험이 있는 내부 멤버를 중심으로 방송용 대본으로 각색했다. 이때 해설과 음향효과가 곁들여지며 장소에 대한 묘사가 추가 된다. 팟캐스트 뮤지컬에서는 각색이 전 과정 중 완성도의 관건이 된다고 할 만큼 중요한 과정이다. 무대 용 공연본을 오디오 매체 용으로 영리하게 탈바꿈시켜야만 나머지 작업들도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우선, 본래 작품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이해를 돕는 해설을 적절히 삽입해야 한다.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이 나와서도 안 되지만 해설이 많거나 길어져 지루하고 설명적이 되어서도 안 된다. 해설 대신 음향효과로 대체할 수 있다면 음향 효과를 활용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공간적 배경을 알리는 효과음, 행동 효과음이 적절히 대사에 곁들여 지면 생동감과 현장감을 살리 수 있고 오디오 드라마의 매력을 발산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물이 산 정상에 올랐다면 바람소리와 산새소리를 삽입해 공간적 설명을 대신하고, 인물이 재빨리 뛰어 문을 잠그는 행동을 할 경우에는 뛰는 발 소리와 문을 걸어잠그는 소리를 삽입하는 것이 해설보다 효과적이다. 이때, 효과음을 어떤 시간 차로 삽입할 것이며 얼마 동안 들리게 할 것인 가 등 세밀한 구성적 판단이 필요하다.

 

      - SNS 사전 관객 반응 조사 : 대본 수정 기간 중. 

  미리 관심을 모을 홍보 목적도 있었지만, 작품 정보를 제공하여 이에 대한 관객 반응과 의견을 탐색해보고자 한 것이었다. 관객이 일방적 수용 영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작 과정 중에 소통에 참여토록 하여 관객의 역할을 확장시키고자 시도해본 것이다. 방송 공식 트위터 계정(@jariju3) 및 홈페이지(studiomusical.org)를 이용했다. 창작1화 때는 프로젝트에 대해 많이 알려지지 않아 반응이 미흡했으나 점점 관심도가 높아져 창작 3,4화 때에는 트위터를 중심으로 여러 반응 글이 모였다.

 

      - 연습 : 각색대본 완성 직후부터 약3주 간

  대본을 암기할 필요는 없지만 목소리에 의지해 모든 액팅과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만큼 배우들의 충분한 연구와 연습이 필요하다. 호흡의 크기와 길이, 분위기에 따른 어조의 변화, 명확한 발음 등을 체크하며 녹음 모니터링을 병행해야 한다.

 


  3) 방송 제작 기간

 

      - 넘버 녹음 : 방송 업로드 기준 4주 전

  편곡자에 의해 완성된 MR에 맞추어 노래를 먼저 녹음했다. 팀에 따라 대사와 노래를 라이브로 한 번에 녹음한 창작팀도 있었지만, 주로 노래를 먼저 녹음했다. 노래를 녹음할 때에 적합한 마이크 종류, 앉거나 서는 위치 등 대사 연기 때와는 필요 환경이 달라지는 부분도 있고, 노래냐 대사 녹음이냐에 따라 담당 디렉터가 달라지고 엔지니어링의 내용에 차이가 생기는 등 일의 내용 면에서 달라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녹음실에서 작곡가 및 보컬 디렉터의 디렉팅으로 배우들이 노래를 녹음하면, 오토튠, 믹싱, 마스터링의 후반작업을 거쳐AR을 완성했다. 작품마다 15곡 내외의 곡들이 약 15시간 안에 녹음되었다.   

            

      - 대본 녹음 : 방송 업로드 기준 3주 전

  부스 안에 큰 테이블을 비치해 두고 둘러 앉아 대본을 보며 연기했다. 노래 녹음 시와 같은 사운드레벨로 이질감 없이 녹음 되는 것이 유의할 점이다. 완성된 AR을 중간 중간 들으며 그 감정과 톤을 이어서 연기했다. 관객과 무대가 없어 긴장감이 떨어지고 배우들이 생생한 연기를 하기 힘들 거라고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소리만으로 채워지는 집중도 높은 공간에서, 헤드폰으로 다시 전해오는 생생한 소리에 몰입하게 되어 배우들은 기대 이상으로 연기 몰입도를 높였고, 녹음 중간중간 모니터하면서 자신의 연기와 소리를 점검하며 진행했기에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경우 언제든 지우고 다시 연기할 수 있다 보니, 배우들도 처음에는 녹음실이라는 공간이 생소하여 어색해 하다가도 점차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대본 녹음 후에는 작가 및 작곡가의 작품에 대한 소개 멘트를 녹음하여 방송 시 도입부에 삽입, 관객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했다.  

              

      - 편집 기간 : 녹음 후부터 방송 업로드 직전까지

  AR이 완성되고 대사연기 녹음분이 만들어지면, 후반 작업에 돌입한다. 종합 편집이다.  맥북프로에서 LogicX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대본 작업 시에 꼼꼼히 기록해둔 바에 따라 대사 연기 사이사이에 노래와 음향을 삽입하고 적절한 사이를 두어 관객들이 편안하게 이해하며 따라올 시간을 마련하려고 노력했다. 음향효과는 작곡가가 직접 제작하기도 했고, 편집자가 갖고 있는 파일 중 적절한 효과음을 찾아 사용했다. 편집 후 2차례 이상 전 창작진이 함께 모니터하여 수정 완성본을 만들어 냈다.

 


  4) 관객 네트워크 형성 기간

 

      - 방송 업로드 및 관객 반응 수집 : 약속된 날짜에 업로드.

  편집된 방송파일은 미리 공지해둔 두 날짜에 1, 2부로 나누어 업로드했다. ()태그스토리에서 운영하는 센호스팅(ssenhosting.com)에 방송 호스트로 등록하여 파일을 올리는 식이다. 이곳에 올리면 아이튠즈에 등록되어 컴퓨터, 휴대폰 어플 등에서 구독관리하며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스튜디오 뮤지컬에서는 아이튠즈뿐 아니라 유투브에도 따로 업로드하고 SNS홍보 시에 바로 듣기 링크 주소도 걸어두는 등 팟캐스트가 생소한 관객들을 위해 청취자 수를 다방면에서 늘려가도록 노력했다.

  홍보는 업로드 직후 SNS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뮤지컬 관객들은 익명성이 보장되면서도 자유롭게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트위터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고, 제작사, 홍보대행사, 업계 종사자 등 뮤지컬 관계 처에서도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터라 트위터를 중심으로 홍보하고  반응글을 유도하였다.

 

      - 관객과의 대화 : 방송 업로드 날 기준 30일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관객 설문 및 옴부즈맨 제도 등을 도입, 관객이 적극적으로 모니터링에 참여하도록 했으며, 창작자 및 제작자는 이 과정을 통해 보완 개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였다. 작품 별로 10~40명의 관객이 추첨을 통해 참석한 가운데 사전에 협찬 받은 세미나 실 및 카페에서 2시간 가량 다과를 곁들여 담소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건설적인 시간이 되었다. 작품 개발을 위한 토론의 장이었다고 할까. 미리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갖고 참석한 터라 앞으로의 작품 개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작품이나 매체에 대해 좋았던 점뿐 아니라 아쉬운 점까지 적극적으로 표현하여 창작자들의 작품 개발에 힘을 보태었고 제작진들의 향후 보완책에도 힌트를 제공해 주었다. 예를 들면, ‘작품 명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이런 이미지의 배우를 캐스팅하면 좋겠다’, ‘무대 연출 시 이런 기법을 사용해보면 어떨까’, ‘인물 A의 전사가 부족하다’, ‘보다 인물 B에 집중된 흐름이면 좋겠다’, ‘이 부분에서는 이런 음향효과가 더 적절했을 것 같다등등 미리 기록하고 정리해 와서 발표하듯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게 말하는 관객들이 많았다. 애정을 갖고 참여한 관객이다 보니 열띤 토론도 벌어졌으며, 향후 어떻게 무대화 될 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관객들이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참여하게 된 셈이어서 제작자도 뿌듯했고, 창작자들도 관객들의 반응과 의견이 작품 개발에 도움이 되었다며 만족해 했다.      

 


  5) 파생 콘텐츠 개발 기간 

 

      - 연말 갈라 콘서트 진행 : 2013.12.16.

  위의 과정까지가 제작, 배포 및 반응도 조사에 대한 실험이다. 포터블 미디어의 공연매체로서의 가능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통, 판매에 대한 실험의 일환으로 그동안 다룬 작품 중 일부를 선정해 갈라 콘서트를 유료로 진행한다. 처음 프로젝트 기획 시에는 한 작품 이상을 선정해 소셜펀딩으로 직접 무대공연을 제작할 기획을 2013년 마지막 유통 실험으로 준비하였다. 그러나 다섯 작품들 모두 이미 많은 관심을 받고 재빨리 작품을 보완 완성한 덕에, 하반기에 다른 공모전에 도전해 수상했거나 스스로 공연기획사를 발굴해 공연을 준비하는 등 작품마다 자체적인 무대공연 준비가 이미 진행 중이다. 따라서 제작진은 공개방송 포맷의 갈라콘서트를 유료행사로 진행해 봄으로써 유통, 판매 실험의 시작을 알리려 한다. 현재(2013.10.) ‘창작뮤지컬을 응원한다는 카피와 함께  자리주show!’라 이름 짓고, 제작사, 대학로 소극장 등 관계 회사들과의 공조로 준비 중이다.

       

        

4. 성과와 보완점  

  1) 성과  

 

      - 양적 성과 및 수상 실적    

작품

다운로드 수

(업로드 후 30일 기준)

방송 후 성과

1화 안녕...

2,041

2013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음악극어워드 1

2화 이상한 나라의 홈리스

2,392

준비 중

3화 주그리 우스리

1,681

2013 예그린 앙코르 우수상

4화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

3,942

2014. 5. 동숭아트센터 공연 확정

5화 고백

2,341

2013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최종 선정  

 

  우선 수치적 결과를 보면, 기성 인기 창작뮤지컬을 방송한 채널1. 자리주삼보다는 청취자 수가 아직 적지만 인기 배우나 유명 창작자를 내세운 공연이 아닌 데다 SNS 외에 다른 적극적인 홍보 없이 작은 단체에서 방송한 결과라는 점을 상기해 볼 때 매체의 대중 접근성과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결론을 내리기에는 충분한 청취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창작자들은 방송 후 여러 공모전이나 대회에 도전하여 위와 같은 성과를 냈다. 팟캐스트 제작 과정에서 대본을 수정 보완할 기회를 얻었고, 포터블 미디어 매체에서 미리 많은 관객과 만나봄으로써 대중들의 의견을 수렴할 기회도 얻었던 것이 창작자들에게는 유료 무대 공연을 위한 일종의 인큐베이팅 기간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팟캐스트 뮤지컬이 완성도 면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작품의 다양성과 신선함 

  다양성 면에서도 기존 뮤지컬과 달랐다. 창작자들의 자율에 맡긴 결과, 기존 뮤지컬 시장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신선한 작품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었다.     

  창작1화 안녕...’은 옴니버스 극으로, 큰 사건이 드러나지 않는 소품 극이다. 혹자는 플롯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며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창작자들은 현실과 맞닿은 이야기를 잔잔한 일기의 느낌으로 라디오드라마에 그려보고 싶었다고 한다. 관객들 역시 신선한 스타일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공감 가는 이야기와 몰입도 높은 음악에 좋은 점수를 주었다. 두 남녀의 꽃 같은 기억을 담은 1사요나라, 도쿄’, 엄마와 아들이 새로 지은 집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인 2! 스윗 홈’으로 나뉘어져 있다.

   창작2화 이상한 나라의 홈리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에 한국 근현대사를 접목시킨 작품으로, 여중생의 시선에서 소소하고 따뜻한 어법으로 격랑의 순간들을 풀어낸다. 시골 홈리스 노인들의 이야기가 앨리스 이야기와 묘하게 얽혀 들려지면, 주인공 여중생 종희는 자기도 모르게 자신만의 앨리스 이야기를 완성하게 된다. 자기역사 바로 세우기, 저만치 뛰어가는 흰 토끼를 쫓아가는 것에서 시작하게 되는 작품이다.

  창작3화 주그리 우스리는 현대판 저승사자들이 전하는 가족애에 관한 이야기로 블랙 코미디이다. 2012 DIMF에 선정된 바 있는데, 이야기와 넘버 모두 수정 되어 색다른 작품으로 재창작 되었다. 특히 작곡가가 직접 제작한 특유의 코믹한 음향효과가 힘을 발휘해, 감칠맛 나는 라디오 형 코미디 뮤지컬이 무엇인지 모범 사례를 보여 주었다.

 창작4화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는 꿈을 꾸는 것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음을 홀연하게 나타난 한 사나이를 통해 알게 되는 이야기이다. 80년대 시골 다방에서 벌어지는 이 유쾌하고도 따뜻한 이야기는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자인 오세혁 작가가 직접 참여해 뮤지컬로 탈바꿈시켰다.  

  창작5화 고백은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서스펜스 심리뮤지컬이다. 하룻밤 사이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두 남자의 이야기로, 한 인간의 비밀과 고백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가장 밑바닥을 발견하게 되는 작품이다. 폐쇄된 장소에서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남자의 고백과 후회, 그리고 또 다른 비밀들이 얽히고 섥히면서 인간의 또다른 본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와 같이 서로 다른 다섯 작품들이 장르 별로 조금씩 다른 각색과 음향, 편집 등으로 관객과 만나게 되었다. 관객들은 이런 작품이 무대화 된다면 뮤지컬 시장이 더 다채로워질 것이다.’

  그동안 만나던 한정적 작품과 달리 새로운 작품’ 등 소재와 내용에 대해 주로 신선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관객들에게 이곳에서는 색다른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 매체에 대한 긍정적 반응

  오디오 형 팟캐스트라는 포터블 미디어 매체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인 쪽이 많았다. 관객들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와 SNS및 홈페이지 반응글을 정리해본 결과, 매체의 불편함과 한계를 지적한 부정적인 반응이 22%인데 반해, 73%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왔다.

 

  귀로 듣는 게 신기하다.’ ‘처음엔 라디오라 어색했지만 듣다 보니 중독된다.’

  지방에 사는데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어 고맙다.’

  스튜디오뮤지컬에 익숙해지다보니 무대와 동선이 그려진다.’

 

  대체로 신선하다는 호기심 어린 반응과 오디오라는 매체의 장점과 편의성에 공감해주는 긍정적인 반응이어서 소기의 목표에 부합하는 관객 반응을 얻었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 내실 있는 관객 소통

  방송 후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대한 반응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이 정리된다.

 

   관객피드백으로 더 깊이 있는 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 같다.’

   창작진 및 열정적인 청취자들 덕분에 작품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공연은 작품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었다. 이 모임 덕분에 다른 청취자들 의견도 듣고

    난상토론도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작품을 좋아하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관객들이 모였기에 자연스럽게 열띤 토론의 장이 형성되었다. 애정어린 대화가 오고 가는 가운데, 관객들이 진심으로 작품의 성공을 바라며 무대화를 기다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추후 이 모임을 유통, 판매 전략에 도입한다면 네트워크 소비자들이 이끌어내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 관객개발 효과

  관객개발 면에서도 팟캐스트 매체는 유용했다. 설문 조사 시 방송을 알게 된 경로를 묻자 팟캐스트 방송채널 자체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응답한 사람이 41%로 월등히 많았다. 다른 뮤지컬 공연이나 관객 모임과 달리 타 팟캐스트 방송을 듣다가 검색 도중 알게 된, 기존 팟캐스트 청취층의 비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신상 조사 결과에서도 같은 추정이 내려진다. 설문참여자 중 20대가 절반 이상인 61.2%를 차지했지만 30대 이상도 28.6%를 차지했고, 성별에서도 남성관객이 34.7%를 차지해 20~30대 초반 여성관객으로 대부분의 객석이 채워지는 무대 뮤지컬과는 차이를 보였다. 팟캐스트 매체를 즐기는 30, 그리고 남성들이 새로운 관객층으로 다소 유입된 것을 알 수 있다.

 

  2) 보완점

  성과도 기대 이상으로 얻었지만 보완해야 할 한계점들도 발견되었다.

  첫째, 라디오라는 매체의 한계성이다.

  라디오로 뮤지컬을 감상하는 것이 생소하고 낯설다는 의견,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는 의견 등 약 22% 정도의 부정적 평가가 있었다. 특히, 창작2화 및 5화 관객모임 시에 설문에 응답한 사람 중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는 의견도 있어 대본 자체에도 약점이 있었음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다음 작업부터는 인큐베이팅을 강화해 방송용 극본으로 보다 완성도 있게 각색되도록 보완할 계획이다. 라디오 극본 작가 등 외부 전문가의 자문도 구하여 오디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낄 만큼, 나아가 오디오 매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면밀하게 구성해야 할 것이다. 비디오 형 매체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 취지와 문제 해결에 부합되지 않는 새로운 한계점이 생길 것이며, 오디오 포맷이 가지는 강점이 스튜디오뮤지컬의 차별점이며 가능성이라는 확신에는 이번 성과와 반응을 통해 볼 때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 기술적 아쉬움이다.  

  1화 방송 후 음악 사운드의 질감과 대사 사운드의 질감에 차이가 있다는 의견이 여러 건 제기 되었고, 음향 효과의 선택이 적절하지 못했다거나 부족했다는 등의 의견도 제기되었다. 사운드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2화 방송부터는 편집 엔지니어링에 더욱 신중을 기했고, 방송매체의 특성에 대한 설명, 마이크 사용방법 등을 배우에게 숙지시켰다. 그 결과, 사운드와 관련한 문제는 더이상 제기 되지 않았다. 하지만 보다 세련된 연출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방송과 뮤지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담 엔지니어와 편집자의 필요성을 느끼며, 구성의 보완을 위해 별도의 PD나 드라마터그 배치도 고민해볼 문제이다.   

  셋째, 수익사업으로의 도약 문제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한 번 만들어 본다가 아니라 수익구조까지 모색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관객들의 관심이 모아졌을 때 그 힘을 몰고 나가 관객을 객석으로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무대화를 위한 제작 역량이 부족했다. 차선으로 이번 유료 갈라콘서트를 첫 시작점 삼아 가능성과 한계점을 점검한 후 본격적인 수익사업 전략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넷째, 관객 참여 프로그램의 개선이다.  

  사전 참여도는 저조해서 애초에 기획한 확장형 창작은 의도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방송 후의 참여도가 높아 향후 작품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이제는 방송 전보다 방송 후의 관객참여를 강화하고, 모여진 관심을 키워갈 수 있도록 단발성 참여가 아닌 지속적 참여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관심이 공유욕구에서 소비욕구로 이어지도록 이른 바, ‘프로슈머를 위한 post podcast production’을 구성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섯째, 장르로서의 정착 문제이다. 

  다섯 작품들이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고 방송 후 공모전이나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얻어 보람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각 작품들이 방송 후 다시 다른 신인 공모전에 도전했다는 점은 이번 프로젝트 취지 상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창작자들에게는 진정한 데뷔는 공모전에서 선발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가지원금이나 대기업의 공모전이 공신력이 있다는 인식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며, 선정될 경우 많은 지원금을 받으므로 작품이 보완 완성 되었다면 더 많은 자금으로 무대화를 욕심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패턴이 계속 된다면 이 채널이 무대화를 위한 사전 인큐베이팅 과정 쯤으로 인식 될 우려가 생긴다. 결국 갈라쇼나 무대 공연으로 가기 위한 중간 과정이 아니냐는 한계 인식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창작자에게든 관객에게든 하나의 독립 장르로서 인정 받는 데 대한 고민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전통적인 공연이 가지는 속성에 천착해 매체적 강점과 의의가 축소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다. 우선, 올해의 매체적 성과를 관객 및 창작자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다. 홍보/마케팅 또한 각 작품만이 아니라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취지와 의의를 알리는 데에도 힘을 실을 것이다. 포터블 미디어에서만 얻을 수 있는 고유한 장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관객이 공연장 안에서 만들어내는 특수한 공동체적 시너지는 온라인에서의 쌍방향 소통 창구를 통해 새로운 양상으로 발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할 가장 중요한 노력은 콘텐츠 자체에 힘을 싣는 일이다. 콘텐츠 자체가 빛을 발하면 관객들은 기존 공연 형태와 비교를 하고 진정한 공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등의 이성적 담론을 떠나 일단 즐기게 될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하나의 독립된 공연 감상 매체로 자리매김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해당 매체에 맞춤형인 드라마를 만들어 내도록 작품개발 자체에 내실을 기하는 것이 모든 노력의 처음이자 끝이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는 공연의 제작 및 유통 과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본 ‘2013 팟캐스트 뮤지컬의 공연 패러다임 실험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포터블 미디어를 공연 플랫폼으로 설정하여 공연 패러다임에 변화를 꾀해 보고자 한 연구의 첫번째 실험이었다.

  스튜디오 뮤지컬의 창작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이 실험을 통해 다음과 같은 긍정적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제작자-창작자-관객 3자가 갖고 있는 문제의식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였다. 보완점도 발견 되었으나 3자 모두로부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눈에 띄는 성과도 내었다. 둘째, 공연장르에서도 신개념 융합 콘텐츠가 가능함을 입증했다. 새로운 형태의 뮤지컬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여 뮤지컬 계와 대중의 관심을 유도해 냈고, 부가 가치를 확장시킨 수익 사업도 이어서 진행하고 있다. 셋째, 질 높은 관객과의 대화는 관객확장형 창작에 힌트를 가져다 주었고, 공유의 힘이 소비로 이어질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며 유통구조 개선에도 힘을 실었다.

  물론, 한계점도 있었다. 콘텐츠의 완성도 면에서 기술적 구성적 문제점이 제기 되었고, 하나의 공연 장르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남겨 두었다. 하지만, 오디오 형 포터블 미디어라는 매체 자체를 부정해야 할 정도의 한계점은 아니었다. 우선, 기술적 내용구성적 결함은 구체적으로 지적된 만큼 보완점이 명료히 정리되었으므로 다음 작업에서는 상당 부분 개선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연성을 어떻게 잘 살릴 것인가에 대한 질문, 즉 공연 장르로서의 정착 문제 역시 점차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평가를 통해 발견한 여러가지 개선책을 기획단계에서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전략적으로 실행한다면 관객 및 창작자들에게 매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글에 그치지 않고 보다 객관적이고 냉정한 내외부 평가를 거쳐 개선된 인프라와 노하우로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할 것이다. 그리하여 한 단계 나은 결과물과 성과를 내놓으며 이 연구를 실효성 있게 이어갈 것이다.

 

 



[1] 비슷하게 쓰이고 있는 용어들 : 스마트 미디어, 모바일 미디어 

[2] 인터넷시장 및 동향분석업체eMarketer 분석결과

[3] 더 뮤지컬 2013.1월호.

[4] 화폐 구매력을 반영해 브로드웨이 티켓 가격과 비교할 경우 국내가 20% 비싼 수준이며, 라이선스 뮤지컬의 로열티 지불 비율이 12%이던 것에서 2010년부터 약 15%로 치솟았다. 한 매체의 뮤지컬 관객들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 R석의 적정가를 94,500원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 R석은 12~13만원 선이다. (더 뮤지컬. 2012.11.)

[5]로맨틱코미디, 게이 코드, 스릴러 뮤지컬, 다스 뮤지컬(영미권 외 유럽뮤지컬을 일컫는 업계 용어) 등이  일종의 트렌드를 형성해 왔다. 

[6] 더 뮤지컬. 2012.11월호 설문 결과.

[7] 뮤지컬 빌리 엘리엇이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던 때 반복 관람하는 관객들을 두고, LG아트센터에 있는 회전문에 빗대어 회전문을 돌아 다시 보러 오는 관객이라는 의미로 관객들 사이에 퍼진 용어가 회전문 관객이다. 뮤지컬 마니아 관객들 사이의 은어였지만 이제는 업계에서도 쓰는 말이 되었다.

[8] 아이폰에서 팟캐스트 공식어플로 듣더라도 다운로드 버튼을 터치해 저장한 후 듣지 않고, 방송 회차 타이틀을 터치해 바로 재생되게 하면 스트리밍 청취가 되어 다운로드 수에 집산되지 않는다.   

[10]  2013 10월 현재 작품 별 평균 다운로드 수는 약 5,000, 많게는 2 5천 건에 이르고 있다. (집산은 아이폰에 한함)